비트코인 대규모 청산 / 출처 : 연합뉴스
“한순간에 잔고가 증발했다”, “인생이 완전히 망했다” 한때 1억 7800만 원을 넘보며 고공 행진하던 비트코인이 단 하루 만에 추락하며 시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에 빠졌다.
불과 24시간 만에 26조 원이 넘는 돈이 허공으로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의 절규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이번 대폭락의 방아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겼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겠다며 “다음 달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비트코인 대규모 청산 / 출처 : 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공포감은 즉각 금융 시장을 덮쳤다.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되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의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는 투매 현상으로 이어지며 대규모 청산 사태를 촉발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단 하루 동안 청산된 가상자산 규모는 무려 182억 8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조 원에 달한다.
이는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건으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에서만 약 50억 달러가, 이더리움과 솔라나에서도 각각 40억 달러와 20억 달러가 강제 청산되며 사라졌다.
비트코인 대규모 청산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예견된 참사였다고 입을 모은다. 셀리니 캐피탈의 조디 알렉산더 설립자는 “최근의 강세장에 취해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레버리지(빚)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외부 충격에 의해 한 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며 섣부른 투자가 화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현물 가격이 하락하자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또 다른 청산을 부르는 악순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비트코인 대규모 청산 / 출처 : 연합뉴스
순식간에 자산을 잃은 투자자들은 극도의 공포와 분노를 쏟아냈다. SNS에는 “거래소가 의도적으로 청산을 유도했다”는 식의 시장 조작 의혹과 함께, 급락 당시 서버가 멈추거나 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빗발쳤다.
OKX,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 대표들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면 단기적 소음에 불과하다”며 “역사적으로 폭락 뒤에는 항상 반등이 있었다”는 저가 매수 기회론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시장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