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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조 시한폭탄의 부활, 위기의 조짐?

by 이콘밍글

집 여러 채 가진 사람들 빚, 다시 늘어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고
지방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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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 심화 / 출처 : 연합뉴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의 은행 빚이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준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돈이 서울 집값을 올리는 동안,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규제 풀리자 다시 늘어난 다주택자 빚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들이 은행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 총액이 2024년 말 기준 337조 1천억 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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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 심화 / 출처 : 연합뉴스


이전 정부에서는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무겁게 매기고 대출을 까다롭게 하면서 빚이 324조 원대까지 줄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등 규제를 완화하자, 다시 빚을 내 집을 사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다주택자 대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서울 집값은 오르고, 지방은 쌓이고


이렇게 늘어난 대출금은 주로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향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5.0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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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 심화 / 출처 : 뉴스1


서울은 새로 지을 집은 부족한데, 낡은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지을 것이라는 기대는 크다. 이 때문에 값이 떨어지지 않을 좋은 집 한 채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지방은 상황이 정반대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가격은 평균 1.21% 하락했다.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은 집, 즉 미분양 주택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 중 약 80%가 지방에 몰려있다. 미분양이 쌓이면 건설사들이 어려워지고, 새 아파트를 짓기 힘들어져 지역 경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돈 있는 현금 부자들만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부자들이 비싼 값에 거래하기 때문에, 전체 거래 건수는 줄어도 집값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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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 심화 / 출처 : 뉴스1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최근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서울 성동구나 마포구 같은 곳을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것이다.



이렇게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집을 살 때 대출받기가 더 힘들어지고 세금도 더 많이 내야 한다.



또한 집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내는 세금인 보유세를 올리는 방법도 거론된다.



다만, 세금을 너무 올리면 집주인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오히려 시장에 나오는 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서울과 지방의 상반된 상황을 모두 고려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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