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현역병 입대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차라리 18개월짜리 현역병으로 가겠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백의 가운 대신 전투복을 선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의사 면허를 딴 뒤 3년 넘게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대신, 아예 학업을 중단하고 1년 반짜리 일반 병사로 입대하는 것이다.
올해 8월까지 현역병 입대를 택한 의대생은 이미 3천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본래 의대생들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였다.
의대생 현역병 입대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이들은 장교 신분으로 군 병원이나 의료 취약 지역에서 환자를 돌보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최근 이 경로를 포기하고 일반 병사로 입대하는 의대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복무 기간의 압도적인 차이다.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는 군사훈련 기간을 포함해 37~38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3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다.
반면 육군 현역병은 18개월, 해군과 공군은 각각 20개월, 21개월로 복무 기간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병사 월급이 크게 오르고 복무 환경도 개선되면서, 의대생들 사이에서 “길고 힘든 군의관보다 짧고 굵은 현역병이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의대생 현역병 입대 급증 / 출처 : 뉴스1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서 비롯된 의정 갈등으로 더욱 심화했다.
병무청의 자료에 따르면 의대생 현역병 입대자는 2020년 150명 수준이었으나, 의정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1,363명으로 폭증했다.
올해는 불과 8개월 만에 2,838명을 기록하며 작년 수치를 가뿐히 넘어섰다. 학업 중단 사태가 길어지자, 불확실한 미래 대신 군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의대생들의 속내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사에 참여한 의대생의 84%가 3년이 넘는 군의관 복무 기간에 대해 “매우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은 복무 기간을 2년으로 줄여준다면 90% 이상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의대생 현역병 입대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의대생들이 현역병으로 빠져나가면서 당장 군 의료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는 인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이들이 군의관으로 복무해야 할 2029년에서 2030년경에는 심각한 인력난이 불 보듯 뻔하다.
국방부는 군의관 지원자가 현재 연 700명 수준에서 5년 뒤 50명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은 군과 지역 공공의료 붕괴를 막을 마지막 기회”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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