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Y/출처-테슬라
2025년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가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SUV 중심의 수요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테슬라 모델 3는 3위로 밀려난 반면, 모델 Y는 전년 대비 거래량이 약 2.8배(278%) 급증하며 최상위에 올랐다.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강세는 여전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첫차’가 자사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브랜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은 테슬라였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모델 3’가 3위로 내려앉은 반면, SUV 형태의 ‘모델 Y’가 1위에 오르며 테슬라 내부에서도 주력 차종의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모델 Y/출처-테슬라
모델 Y의 중고차 거래량은 전년 대비 2.8배 급증했다. 거래량 상승 폭은 전체 중고 전기차 가운데 가장 컸으며, 이는 신차 대비 큰 감가율과 높은 상품성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20~30대 구매자들이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고려하면서 모델 Y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전기차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는 달라졌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모델 Y에 이어 국산 전기차 중에서는 현대 ‘아이오닉 5’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순위는 한 단계 하락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120% 증가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보여주는 수치다.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국산 브랜드들은 특정 모델에 수요가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한 차급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것이 특징적이다.
기아 ‘EV6’ 4위, ‘EV9’ 5위, 현대 ‘아이오닉 6’ 6위, 그리고 ‘레이 EV’가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국산 전기차의 저변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국산 브랜드들이 세단, SUV, 경형 전기차까지 다양한 차급을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의 용도별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는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여전히 제한적인 성과를 보였다.
i4/출처-BMW
BMW의 ‘i4’는 전년 대비 4계단 상승해 8위, 벤츠 ‘EQE’는 무려 17계단 뛰어올라 9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 차량의 판매량은 테슬라나 국산 브랜드와 비교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벤츠 EQE의 경우에는 과거 발생한 화재 이슈로 인해 중고 시세가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졌고, 이에 따라 거래량이 일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전반에서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수입차가 프리미엄 이미지와 브랜드 충성도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실용성과 유지비, 충전 인프라 등 실질적인 요소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시장에서는 브랜드 간의 기존 위계가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체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SUV로의 수요 이동은 테슬라 브랜드 내부뿐 아니라 전체 시장에서도 분명히 나타났다.
‘첫차’는 “2025년 중고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주 속에 국산 전기차의 저변이 넓어지는 과도기적 국면”이라며 “특히 SUV 중심으로 수요가 확산되며 중형 전기 SUV를 중심으로 거래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모델 3/출처-테슬라
중고차 시장의 변화는 결국 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테슬라 모델 Y의 약진과 아이오닉 5의 선전, 그리고 세단 모델의 하락세는 향후 전기차 제조사들의 모델 전략에 있어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