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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 참겠다”… 탈중국 선언한 GM

by 이콘밍글

GM, 중국산 부품 철수 지시
공급망 재편에 업계 긴장 고조
자동차 부품업체들 ‘대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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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팩토리 제로/출처-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자동차 생산을 위한 부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라고 수천 개의 협력업체에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024년 말부터 본격화된 이 지침은 2027년까지 중국과의 공급망 연결을 전면 중단하라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GM의 결정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GM, 부품 공급망서 ‘중국 철수’ 지시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최근 수천 개에 달하는 부품 공급업체에 중국산 원자재와 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공급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업체에게는 2027년까지 중국과의 공급망을 완전히 끊을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조치는 GM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한정해 적용된다. 회사는 가능하면 북미 현지 생산 부품을 우선 사용하되, 중국 외 국가에서 조달된 부품에 대해서는 허용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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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출처-연합뉴스


소식통에 따르면 GM은 이미 2024년 말부터 일부 공급업체들과 이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들어 미중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 경영진은 이번 조치가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GM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위해 미국 희토류 업체와 협력하고 네바다 리튬 광산에 투자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 공급망 재편에 ‘혼란’

GM의 이 같은 결정은 자동차 업계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수십 년간 중국에 의존해 온 공급 체계가 몇 년 내에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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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픽업트럭/출처-연합뉴스


자동차 조명, 전자 장치, 금형 등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이 절대적인 공급 우위를 점하고 있어, 대체 공급망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 대형 부품업체 관계자는 로이터에 “GM의 이번 조치는 엄청난 과제이며 공급업체들은 지금 필사적으로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부품제조협회(MEMA) 콜린 쇼 대표는 “업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산 부품 비중을 줄이며 위험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20~30년에 걸쳐 형성된 중국 공급망을 몇 년 만에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 압박과 반도체 위기, 자동차업계 ‘이중고’

이번 GM의 조치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의 결과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더불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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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미국 알링턴 공장/출처-GM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강조하고 있는 ‘미국 내 투자·고용 확대’ 압박에 맞춰, 생산 시설을 미국 내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대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 공급망을 축소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관세가 더욱 강화되고,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자원 수출을 제한하면서 공급망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한편, 지난달에는 중국과 네덜란드 간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인해, 중국 측이 자동차 전장 부품에 사용되는 저가 반도체 공급업체인 넥스페리아의 출하를 중단하면서 또 다른 불확실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GM 글로벌 구매 책임자인 실판 아민은 “단순히 저렴한 비용만 보고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공급망을 더 잘 통제하고, 어느 지역에서 무엇이 들어오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불가피한 조치’지만, 비용·시간 부담 커

GM의 이번 지시는 북미 생산 라인의 안정성과 자립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협력사들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공급망 전환의 복잡성, 대체 공급처 확보의 어려움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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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출처-연합뉴스


특히, 중국은 자동차 부품 공급 측면에서 세계 최대의 역할을 해왔으며, 전자부품·맞춤형 금형·조명장치 등의 핵심 기술과 제조 기반이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GM과 협력사들의 공급망 전환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콜린 쇼 MEMA 회장은 “중국 외 국가로의 공급망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업계가 공감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은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GM의 조치가 북미 자동차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공급망 재편 속도와 협력업체들의 대응 역량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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