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량/출처-연합뉴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 중 일부 업체들은 신차 부재와 경쟁 심화로 주춤한 반면, 르노는 중형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SUV 중심의 시장 구조와 친환경차 수요 확대, 브랜드 간 점유율 변화가 맞물리며 기존 시장 구도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올해 1~10월, 르노코리아가 판매한 차량은 총 4만 41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KG모빌리티(3만 3408대)와 한국GM(1만 3105대)이 각각 18.5%, 37.9%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중견 3사의 총 판매량 9만 688대 중 절반에 육박하는 48.7%를 르노코리아가 책임진 셈이다.
그랑 콜레오스/출처-르노코리아
이 같은 판매 호조는 SUV ‘그랑 콜레오스’의 역할이 컸다. 출시 1년 만에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파노라마 선루프, 노래방·게임 기능 등 소비자 맞춤형 사양을 추가했다.
그 결과 올해 누적 판매량 3만 5677대를 기록, 르노 판매 차량 10대 중 8대 이상이 그랑 콜레오스였다.
SUV 상위 10위권에서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차량이 바로 그랑 콜레오스다. 수입차까지 포함해도 테슬라 모델 Y(4만 747대) 외에는 그랑 콜레오스보다 많이 팔린 차량이 없다.
다만 수출에서는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르노코리아의 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36.7% 줄어든 5만 1675대였고, 그 중 그랑 콜레오스는 6521대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SUV 경쟁 심화와 국내 생산 일정 축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부동산처럼 ‘똘똘한 한 대’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눈에 띄는 신차가 많지 않았던 가운데, SUV 형태에 친환경 구동 방식,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모델에 소비가 몰렸다.
쏘렌토/출처-기아
기아 쏘렌토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23년 부분변경을 거친 후에도 올해 1~10월 기준으로 8만 1417대가 팔리며 국산차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70%에 달한다. 스포티지, 카니발 역시 각각 4위, 2위에 오르며 SUV의 강세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SUV와 RV는 올해 83만 7804대가 팔리며 전체 승용차 판매(125만 1557대)의 66.9%를 차지했다. SUV 선호가 뚜렷해졌을 뿐 아니라, 이 중 친환경차의 비중도 함께 커졌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체의 26.6%, 전기차는 13.6%로, 두 부문을 합친 비율은 40.2%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휘발유차보다 비싸더라도, 연비 효율성과 정숙성 등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소비자 선택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르노가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SUV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것도, 이런 트렌드 변화 속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랑 콜레오스/출처-르노코리아
국내 완성차 시장은 일부 대기업 중심의 과점 체제가 뚜렷하다. 기아, 현대차, 제네시스 등 상위 3개 브랜드가 점유한 비중은 90.9%에 이른다.
기아가 42.3%, 현대차가 38.9%, 제네시스가 9.7%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르노코리아는 4.4%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BMW(28.1%), 벤츠(25.2%), 테슬라(11.5%)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볼보, 렉서스 등 점유율 5%대의 후발 주자들을 크게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동차 시장이 일부 브랜드에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도, 르노코리아는 중견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반등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폴스타4/출처-폴스타
르노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중 대형 쿠페 SUV ‘오로라2’ 출시와 함께,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인 ‘폴스타 4’ 북미 수출을 본격화하며 내수와 수출 양면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