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기 위해 태어난 색

by 윤슬하


사라지기 위해 태어난
노을의 붉고도 찬란한 빛은
손에 쥘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멀기만 하다.
벚꽃이 지기 직전 가장 화사해지고,
비눗방울이 터지기 직전
무지갯빛으로 마지막을 번지게 하듯—
우리의 인생도,
나의 삶도
어쩌면 사라지기 직전에야
가장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한순간이라도 소중히 바라볼 수만 있었다면—
나의 삶은
얼마나 눈부신 색으로 빛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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