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걸음의 계절

by 윤슬하

같은 공간 속,


첫걸음엔 이미 다 진 벚꽃이
분홍빛 흔적으로 하늘을 적시고 있었고


두 걸음엔 활짝 피어난 벚꽃 아래
사람들이 지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 걸음엔 지는 개나리와 갓 피어나는 벚꽃이
두 계절의 손을 살포시 맞잡고 있었다.


만약 첫걸음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섰다면
나는 이 풍경들을
끝내 만나지 못했겠지.


어쩌면


조금만 더 걸어가면


같은 삶 속에서도
다른 계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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