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16)
거리 공연이 이 정도 수준이라니
거리 공연이 이 정도 수준이라니
야외 테이블이 갖추어진 스페인 식당을 찾아 3종류의 타파스와 맥주
그리고 상그리아를 시켜 먹고 있던 재인이
“아빠! 저 여자 몸이 장난이 아니네.”
등 뒤로 고개를 돌려 본 현태는
“뭐, 별론데…”
그랬다.
현태가 보는 여자의 몸매 기준은 쭉쭉빵빵이었고,
재인은 근육으로 단련된 탄탄함이 기준이었다.
작은 체구의 여자와 약간 배가 나온 남자가 부지런히 장비를 설치하고 리허설을 하더니
8시가 가까워 오자 8시 15분부터 공연이 시작된다면 공연 시작을 알렸다.
8시부터 한 사람 한 사람 모이더니 공연 시작시간에는 원을 이루었고
두 남녀의 공연이 막을 올렸다.
불을 가지고 노는 솜씨에 여자 공연자의 유연한 움직임이 더해지자 30분 공연이 금방 끝이 났다.
우례 같은 박수 소리가 들렸고 은빛 박스를 여니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농고는 사진을 찍었다.
‘거리 공연이 이 정도 수준이라고’
깜짝 놀란 현태도 주머니에서 2000포린터 지폐를 꺼내 박스에 놓고는 남자 공연자와 사진을 청하니
현태의 어깨를 잡는 공연자의 손이 땀으로 축축했다.
눈을 돌려 얼굴을 보니 땀으로 범벅된 모습이 아름답다.
‘그래 너희들이 진정한 프로다.’
식사 초대
거리 공연의 감동을 안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서 현태는
“재인 혹시 대만 애들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면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고,
만일 싫으면 좋아하는 커피나 맥주를 마시는 건 어떤가 물어봐.”
“알겠어요. 아빠!”
아침 일찍 눈을 뜬 현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작은 배낭을 챙겨
공유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현태 앞에 재인이 불쑥 나타나,
“카톡을 보냈는데… 아빠 답변이 없이 내려왔어요. 대만 애들이 같이 식사하겠다네요.”
“언제?”
"오늘 아침도 괜찮다는데...."
“그럼 데리고 내려와. 아빠가 4명 조식권을 미리 준비해 놓을 테니.”
현태가 잡아 놓은 4인 테이블에서 식사가 시작되자,
“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냐. 식사초대에 응해 주어 내가 고마워.”
식사가 시작되기 전, 현태는 이번에는 입을 닫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자 다짐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잘난 척하고 싶고 뭔가 대단한 인생 충고를 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밀린 작업을 하려 가야 하니 3명이 남아 남은 식사 천천히 마치고 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식사 초대에 응해줘 고마워.”
한참이 지나서 현태의 카톡에
“아빠! 대민 친구들이라 왕의 궁전 갔다 오면 안 될까요?”
“Why Not. No Problem.”
이렇게 재인이 떠나면서 현태에게는 서서히 혼자 있는 외로움이 찾아왔다.
여행은 외로운 사람이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외롭지 않은 사람이 외로움을 찾아 떠나는 과정이기도 하지.
그래 이 외로움도 이번 여행의 일부이니 받아들이고 즐기자.
대만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