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서유럽 편(24)

포르투 vs 이스탄불

by 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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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이발사

여행 떠나기 직전 이발을 했는데,

남은 한달을 더 견디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포르투에서 이발을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지나 다니며 봐 두었던 이발소를 찾아 가니 중년의 신사 한 분이 앉아 이발을 하고 있고

이발사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분이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노인 이발사의 손 놀림을 유심히 주시하니 힘이 없고 가위질이 느리다.

한참을 기다려 앞 선 손님이 면도까지 마치고 난 후,

좌석에 앉으니 윗머리를 툭툭 두드려 두 손가락으로 조금만 잘라달라 하고,

옆 머리를 툭툭 치기에 손가락으로 많이 짤라 달라 하니 의사 전달이 마무리되었다.


바리캉에 끼우는 보조품을 갈아 끼워가며 머리를 민 후,

두 개의 가위를 사용해 다듬은 다음 오래된 손 면도기에 면도날을 반으로 잘라 끼우고는

목부분과 귀 밑부분 면도를 한다.

머리카락 자르기를 마치자 물을 스프레이로 뿌리고 깔끔하게 빗질한 후

정성 드려 스프레이 왁스를 뿌려 머리를 고정한다.
엄지와 검지를 서로 비비며 ‘얼마냐?’고 물으니 손가락 열 개를 펴 보이며 “텐”이라고 말한다.
주머니에서 10유로 지폐를 꺼내 건네니 활짝 웃으며 “오브리가도”라 외친다.


현태의 짜른 머리를 본 재인은 지금까지 이발한 중 최고라며 할아버지 이발사의 실력을 치켜 세운다.

슬쩍 자리를 비켜 화장실 거울을 통해 자른 머리를 보니 단정하게 참 잘 잘랐다.
면도칼을 쥔 손에 힘이 없어 저러다 다치는 것 아닐까 하며 겁을 먹었는데

세월을 겪고 이겨낸 노인네의 장인정신을 무시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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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최고의 클럽 모루 정원

어제 찾았던 모루 정원의 일몰은 환상적이었다.
얇은 옷을 입어 해가 진 후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야경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해

오늘은 따뜻한 페딩과 안주거리까지 챙겨 모루 정원을 다시 찾았다.

아직 석양을 보기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곳곳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언덕 중앙에 자리잡은 DJ의 경쾌한 음악에 몸을 흔드는 젊은 이들도 눈에 띄였다.

언덕 중앙에 자리를 잡고 생맥주 2잔을 계산하니 10유로가 결제되어 의문의 눈으로 쳐다보니

맥주 가격은 8유로이지만 컵 두개 가격 2유로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컵을 돌려주면 2유로를 환불해 주는냐고 묻자

컵은 너 소유이며 환불은 하지 않는다며 잘라 말한다.

언덕에 앉아 그림 같은 포르투 풍경을 보며 마시는 맥주에

2유로 입장료를 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일몰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은 더욱 몰려 들었고 언덕과 다리 난간까지 인산인해를 이룬다.

환상적인 날씨에 해가 서쪽 능선으로 넘어가자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연의 광활한 공연이 막을 내리자 밴드와 DJ의 음악이 모루 정원에 울려 퍼지면서

정원 전체가 클럽 분위기로 빠져든다.
초가을 저녁 모루 정원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클럽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흥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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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vs 이스탄불

포르투에 오면 이스탄불이 생각나고 이스탄불에서는 포르투가 생각난다.
두 도시는 묘하게 닮은 점이 있으며 여행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도시 중간을 흐르는 해협과 강이 닮아 있고

강과 해협을 이어주는 갈라타 다리와 동 루이스 다리가 닮아 있다.


언덕 위의 집들의 지붕이 닮아 있고 붐비는 사람들의 느린 걸음걸이도 닮아 있다.
이스탄불과 포르투는 형제처럼 많이 닮았다.
그리고 이 두 도시에서는 사람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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