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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31. 2021

절반의 성공

2021년 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도전기




공인중개사 시험이 다가오는 올여름,

시험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허벅지 부분에 피부병이 생겨 가려움을 견디기 어려웠다.

이 시기에 예기치 않게 찾아온 손님이 장필순이라는 가수다.


널 위한 나의 마음이 이제는 조금씩 식어가고 있어

하지만 잊지 않았지 수많은 겨울들 나를 감싸 안던 너의 손을…
 로 시작하는 가사는 말하듯이 노래하는 그녀의 목소리와 어울려 들을수록 깊이가 있고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라는 제목도 씹을수록 맛이 났다.

 

지난해 부동산 경, 공매 교육을 받고

 올해 초 교육을 마치면서 교육기관에서 발행한 자격증을 받았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마비시킨 시기에 대면 수업을 통해 받은 자격증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고

수업이 재미가 있어 추운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시간이 기다려졌다.

자격증을 받은 즐거움보다는 더 이상 수업을 하지 못 받는다는 아쉬움이 클 때

아들이 공인중개사 자격증 도전을 권했다.

처음에는 이 제안이 남의 일로 들렸지만  몇 번의 통화로 내 곁에 현실로 다가왔고

유튜브를 통해 1차 시험과목인 민법과 부동산학 개론을 듣고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2월 초 랜드프로에 등록하고 인터넷 강의로 공부를 시작했다.

1차 과목인 <민법>과 <부동산학 개론>은 이해를 요하는 과목으로

먼저 낯선 용어들에 친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고,

2차 과목인 <부동산 중개법>, <공법>, <공시법과 세법>은 암기 위주의 과목이지만

범위가 넓은 공법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긴 터널

속을 는 것 같았다.

 

5개월 정도 수업을 듣고 어느 정도 자신을 가지고 첫 모의고사에 응시했지만

시험 지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당황했고

공법은 과락 점수를 1,2차 모두 합격기준인 평균 60점에 모자라는 점수를 받아

시험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그 후 기출문제 풀이와 예상문제 풀이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 푸는 요령도 생겼고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는 방법도 터득해 점수는 나아졌지만

모의고사 난이도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갈렸다.

 


2021년 10월 30일 기다리던 시험일이다.

늘 먹던 대로 아침을 챙겨 먹고 응시장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임에도 주차장은 가득 차 있고 응시생들이 속속 들어온다.

다양한 연령층의 응시자를 보며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배당받은 교실로 입장하니

25명이 한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의 자리는 앞문 바로 옆자리였다.

 

오전 9시 2명의 감독관이 들어와서 인원점검과 시험 시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답안카드를 나누어 주었고,

 9시 30분 종이 울리자 1차 1교시 시험이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었다.


1차 시험은 주어진 100분 시간이 늘 모자라는 과목으로 답안 작성까지 순조롭게 마치려면

시간 안배가 중요했다.

다행히 종료 5분 전 시험답안 작성과 마무리 점검을 마쳤다.  

 

11시 1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이 주어졌고

교실에는 나를 포함해서 6명의 수험생이 준비한 김밥이나 간단한 음식으로 식사를 했고

나머지 응시생들은 식사를 위해 바깥으로 나갔다.

나는 아내가 보온병에 준비해 준 따뜻한 호박죽으로 점심을 먹었다.


12시 30분 응시생들이 다시 자리로 돌아왔고

오후 1시부터 2차 1교시 중개사법과 공법 시험이 100분간 진행되었다.


중개사법은 전략과목으로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어려운 공법에서 잃은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1교시 시험도 시간 내 답안을 작성했고,

3시 30분부터 50분간 <공시법과 세법> 2교시 시험이 진행되었다.

40 분항 중 15문항을 지나면서 문제가 어려워지면서 시간에 대한 강박이 심리적으로 압박해왔다.

지문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초조해졌지만 시간 내 답안 작성을 마쳤다.

 



시험을 마치면서 1차 시험은 자신이 있었지만 2차 시험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저녁식사 전 1차 시험 채점을 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틀렸지만

부동산학 개론 67.5, 민법 62.5점으로 경제적인 선에서 합격점수를 받았다.


저녁식사 후 2차 시험 채점을 했고 부동산 중개법은 75점으로 무난했지만

공법 채점이 진행될수록 틀린 숫자가 많아지면서 불안해졌다.

숫자를 세어보니 맞은 숫자가 15개 틀린 숫자가 25개로 과락기준인 40점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 공시법과 세법은 52.5점을 받아 2차 시험 평균 55점으로 불합격했다.

 

시험 점수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나의 2021년도 제32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아빠를 믿고 시험에 응시하기를 권했던 아들, 뒷바라지해준 아내,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응원해 준 딸,

다들 고맙다.

2021년 공인중개사 시험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을 맺지만 내 인생에 큰 점으로 남았다.

 이 점이 내 인생 그림의 어떤 부분을 차지할 것인지   없다.

하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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