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는 가득한데 머리가 복잡하다면?
쓰고자 하는 내용과 거리가 있긴 하지만, 목이 아플 때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감기거나, 식도염이거나, 구내염이거나, 혹은 동시에 ...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부하고 전문가적으로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대신에 특정 증상에 부합하는 가장 적절한 병들을 떠올릴 수 있다.
(의사 선생님들이 보시면 혼나겠다...)
나는 감이 워낙 없어서 그런지, 내가 추측한 것들은 매번 틀린다.
식도염약을 먹었더니 목감기였고, 감기인 줄 알았더니 구내염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하더라.
오늘 나의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
복잡한데 이상하게 무기력하진 않고,
에너지는 넘치는데 정신이 없고 머리가 아팠다.
이것저것 추측해보며 팀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제가 뭘 놓치고 있을까요?"
"제가 어떤 걸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왜 머릿속이 정돈되지 않을까요? 어지러울 일이 없었는데... 오늘 제가 아이디어를 많이 냈나요?"
한 팀원이 여러 대답을 해주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저도 복잡해요.
맞다. 내가 뭘 놓치고 있던 게 아니라,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 붙잡고 있어서였다.
내가 욕심이 생길 때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으니 내가 지금 하는 것이 나의 zone에서 적절한 도전이라고 판단될 때.
하나는, 나에게 적절한 난이도와 실현 가능성은 모르겠는데, 잘해냈을 때의 임팩트가 확실할 때.
그런데 이번에 내가 하고 있는 건 2가지에 다 해당한다.
해본 적 없지만, 방법도 모르겠지만, 지금 팀원들과 공부하면서 시간 쪼개면서 머리 싸매고 부딪히면서 하면 어떻게든 이뤄낼 수 있는 영역이다. 그리고 해냈을 때의 그림이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욕심이 많아지면 어떤 게 문제가 될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는 행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로 이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해야 할 바로 다음의 액션조차 불분명하게 만든다. 가중치 없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라면 다 붙잡고 싶은 마음에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렇기에 더욱 R&R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뜨는 마음과 흘러넘치는 의지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장치로 쓰면 된다. 나머지의 것들은 내 역할이 끝나고 여유가 남았을 때 해볼만한 플러스알파일 뿐, 그 전까지는 머릿속에 지워야 한다.
오케이. 내일부터 바로 실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