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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윙클 twinkle Nov 23. 2023

걸어야만 했다.

햇님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햇님아~ 오늘은 어디로 갈까?"


딸아이 햇님이.

우리 부부에게 환한 빛을 안겨 준 아이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우리 부부의 마음을 담아 햇님(별칭)으로 부른다.


 햇님의 성장이 빠르다는 의사의 진단으로 우리 부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성조숙증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 걸어 놓았습니다.) 주사 치료를 보류하고 나니 암담하고 두려움이 찾아왔다. 우리 부부의 선택으로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 아닐까? 막연한 두려움을 몰려왔다. 이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정보 검색이었다. 성조숙증에 대한 정보 검색 그리고, 인터넷 카페 가입 등 손가락의 흐름에 따라갔다. 몇 날 며칠을 정보 수집을 했다. 한의원에 가서 비싼 한약도 먹이면서 뼈 사진도 한 번씩 찍으며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으로 우리의 막연한 두려움을 조금 가라앉혔다.


 햇님이의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4년 전의 상황이라 현재는 더 좋은 방법들이 있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또한 성조숙증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상의는 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세요. 저희 부부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선택과 노력이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1. 집안의 살림 도구의 변화(코팅 냄비, 코팅 프라이팬, 플라스틱 반찬통 안 쓰기. 스텐 프라이팬으로 고생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써보겠습니다.)

2. 샴푸, 린스, 바디 제품 바꾸기. 성분 확인하기(린스와 헤어에센스 쓰지 않기. 머리 엉킴은 감수하셔야 합니다.)

3. 인공향 들어간 제품 피하기. 천연 비누 사용(직접 만들어서 사용했어요.)

4. 음식. 달걀은 낙관번호 1번으로 사기 그리고 두부도 콩나물로 유기농 국내산으로 다 바꾸기.(낙관번호 1번 : 방사사육으로 얻은 달걀)

5. 줄넘기, 수영, 발레 운동하기. 학업 및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줄이는 삶.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만 했다. 우리 부부의 내재된 불안이 높았기 때문이다. 1년 가까이 수영과 발레 그리고 음악 줄넘기로 선수촌을 능가하는 스케줄로 지내던 어느 날, 코로나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모든 것이 중지되었다. 햇님이 다니던 곳은 지역 공공기관이었기에 더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운동을 다시 시작할 날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너무 암담했다.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햇님아~ 줌 수업 끝나면 우리 걸어볼까?"


 햇님과의 걷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 골라 동네 걷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가까운 거리도 차로 다니는 걷기 싫어하는 부류에 속한 가족이다. 그런 우리가 걷기 시작했다. 하루는 1000걸음, 그다음 날은 2000걸음. 10분 20분 30분 점차 시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남편도 걷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남편은 퇴근 후 8시 정도에 집에 도착한다. 저녁을 먹은 후라 몸은 무겁고 정신은 지쳐있었지만, 우리의 걷기에 흔쾌히 동참해 주었다. 어두운 밤길을 남편이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넓은 도로 위의 자동차 소음이 우리 가족의 대화를 방해할 때가 많았지만, 우리 가족의 대화는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2000걸음 걷기 시작한 날 대화는 10분, 4000걸음 걸은 날은 15분, 6000걸음 걸은 날은 20분... 서서히 아이의 이야기가 많아지고 부부의 대화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 10시 우리 가족은 학원가를 걷게 되었다.(남편은 일부러 학원가를 걸었던 것 같다.) 도로에 즐비해 있는 학원 차량을 마주한 우리 가족. 학교 주변의 차량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어마 어마한 차량들이 즐비해있었다. 서로의 생각은 분명 달랐을 것이다. 딸아이를 학원에 안 보내는 우리 부부는 학업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지만, 초등시기에 학업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덜 주고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칭찬을 했던 것 같다. 햇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부모도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학원이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학업이 스트레스였다는 것을 우리 부부가 알아차렸다는 것. 그로 인해 학원 대신 걷고 대화하는 가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상실된 것이 많았지만, 그로 인해 우리 가족에게 건강과 행복이 찾아왔다.



 "걸어서 행복해져라, 걸어서 건강해져라, 우리의 나날들을 연장시키는,

 즉 오래 사는 최선의 방법은 끊임없이, 그리고 목적을 갖고 걷는 것이다."

 (찰스 디킨스)

 

https://sev.severance.healthcare/health/encyclopedia/disease/body_board.do?mode=view&articleNo=67045&title=%EC%84%B1%EC%A1%B0%EC%88%99%EC%A6%9D%28%EC%A1%B0%EB%B0%9C%EC%82%AC%EC%B6%98%EA%B8%B0%29+%5BPrecocious+puberty%5D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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