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마땅함에서 안쓰러움으로

by 나중


아직 아이는 없지만, 아내와 종종 '금쪽같은 내새끼'를 본다.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인 오은영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한 아이가 성장하는 게 이렇게 힘들고, 대단한 거구나. 노력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노력을 하는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배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종종 극단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나온다. 절로 눈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많다. 어른에게 욕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고, 전혀 통제되지 않는 모습이 나온다. 그럴 때면 혀를 차기 시작한다. 부모가 어떻게 가정교육을 했길래, 좀 더 훈육을 해야지, 너무 오냐오냐해서 키웠다 등 별 잔소리들을 뱉으며 보게 된다. 아마 이게 문제가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그간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각이었으리라.


하지만 아이의 문제 원인을 진단하고,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정말 많은 걸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사실 절반은 아이의 선천적인 성향으로 결정된다. 부모가 잘못 키워서라고, 관심을 덜 주고, 교육을 안 시켜서 그런 거라고 단정적으로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 문제가 있는 아이의 부모가 그간 얼마나 괴로웠을지 감히 제삼자인 타인은 추측할 수도 없다. 그렇게 무심코 돌을 던지듯 평가하고 재단하면 안 된다.


또 하나는 아이를 제대로 교육해야 하는 이유가 아이를 혼내는 게 아니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는 점이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보면 화부터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아이를 탓하는 마음이 속에 생긴다. 하지만, 엄마, 아빠, 가족 친구들보다는 사실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가장 힘들어하는 건 아이 자신이다.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도 알고, 자신이 이상한 걸 아는데도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통제하고 싶지만 맘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고, 스스로를 혐오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한다. 이 아이의 괴로운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 이렇게 문제 있는 아이를 향한 시선이 못마땅함이라는 감정에서 안쓰러움으로 바뀐 게 가장 큰 발상의 전환이었다.




때로는 이걸 보면서 어떤 아이가 나올지 알 수 없기에 아이를 낳는 게 정말 두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조금 하게 된다.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울 것 같지만, 남은 인생 평생 이렇게 나 역시 힘들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모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품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아이에게는 하나의 우주라는 걸 보게 된다. 삼십 대 중반인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 부모가 되지 않고는 어떤 식으로든 알 수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