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를 느끼고 싶지만, 느껴지지 않은 엄마. 그리고 ‘악’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 성인이 된 아들의 사이코패스 모습을 두고 관객들은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결과라는 의견, 타고난 싸이코패스라는 성향 때문이라는 의견을 각각 내세운다. 내 생각에는 둘 다 원인인 것 같다. 이 아들은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분명 갖고 타고났다. 하지만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다 어긋나고, 살인마가 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충분한 사랑과 어릴 때 교육과 치료를 충분히 받았다면 싸이코패스적인 성향을 타고났더라도 상당히 교정되었을 것이다. 즉, 그러한 성향이 더욱더 커진 데에는 분명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데서 오는 결핍도 큰 몫을 했을 거다.
이 영화를 보며, 모성이란게 누군가에겐 자연적으로 생기는 부분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죽어라고 노력해도 생기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은 엄마다. 엄마의 시선에서 모든 것을 다룬다. 엄마의 잘못은 무엇일까. 모성이 생기지 않는데 나름 노력해보지만 아들이 그저 밉기만 하고, 아이를 낳기 전의 생활이 너무나 그립고, 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고. 그러다 아들이 끔찍한 살인마가 됐다. 남편과 딸까지 죽임을 당했는데 모든 사회적 지탄과 비난은 아들과 엄마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이걸 감내해야 하는 엄마. 아들과 엄마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영화는 끝났다.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엄마가 될 자신이 없어. 내가 엄마처럼 희생하며 살 수 있을까? 그리고 젤 무서운 건 아이를 낳은 순간 이제 난 죽을 때까지 누군가의 엄마라는 거야."
부모로서 책임지고 견뎌야할 것들을 이겨내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과연 이 모든 것을 감내할 만큼 모성이 있는 사람일지, 내 자신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물론 엄마가 되면 책임감으로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노력만으로 될까 걱정이 된다는 거다.
마지막으로는 어떤 아이가 나올지 복불복이라는 점도 두렵다고 했다. 부모에게 같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성향이 극과 극으로 다른 형제, 자매는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물론 케빈같이 극단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겠지만, 자녀는 분명 일정 부분 복불복이다. 똑같이 A라는 것을 투입하더라도 결과는 극과 극일 수 있으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를 보며 그 친구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나 역시 부성애가 있는 사람인지,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이를 통해 더 행복해질 사람인지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찝찝하고, 무거운 영화지만 한 편으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니, 괴물을 두고 온전하게 그 가족만 탓할 수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가족도 어쩔 수 없는 벼랑 끝에서 살아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