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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Jan 23. 2024

어머니, 조금만 내려놓으세요...

아이는 행복할까요?

오늘은 시작부터 뭔가 컴플레인 비슷한 하소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 또 수학 때문인가? 

그래... 뭐 한두 번은 아니니 일단 들어봤습니다. 

초등 5학년을 앞두고 있는 자녀분 있으신 분들은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초등에서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가 있다면, 바로 초등 5학년 때라는 것을요. 4학년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유지했던 수학에 대한 마음이 급격히 멀어지고 거부감이 들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시기인 것 같습니다. 

사실은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그게 뭐가 어렵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어땠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공부에 별 관심이 없으신 연세 많으신 부모님 슬하에서 그냥 그렇게 무탈하게 지내는 순박한 아이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공부를 딱히 잘해야 할 이유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 요즘아이들은 천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요즘 드는 생각은 억지로 끌고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을 살펴봐도, 소위말하는 공부와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는 아이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부모님과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 보면 살짝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이해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저게 뭐가 어렵다고...

왜 반복해서 설명해 주는데 이해를 못 하는 거지? 하고요...

그런데 혹시 다들 잘하셨었는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어머님들 하시는 말씀이 4학년 넘어가면 못 가르치겠다... 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때랑 달라졌다... 물론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달라지긴 했습니다...

근데요. 수학공식이 달라져서 푸는 방식이 달라지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 어머니도 본인이 학원운영하시는 분이라 직접 이아를 가르치시는 분입니다.

어머니 말씀하시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아~ 이래서 그 아이가 그렇게 수학을 싫어하는구나~싶었습니다.

가르치는 것마다 스펀지가 물 흡수하듯 빨아들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진짜 벽 보고 이야기하나 싶을 정도록 답답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아이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니까요. 

머니들께서 능력이 있으셔서 직접 가르치실 때 문제가 있습니다.

남의 집 아이가 모르면 웃으며 가르칠 수 있는데...

내 아이가 모르면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에게 맡기는 거겠지요?


기본 개념이해가 안된 아이를 윽박지른다고 되지는 않습니다. 안되면 이런저런 방법으로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고, 이해가 된 다음 문제풀이 과제를 내줘야 하는데, 그 아이는 어머니께서 내주는 엄청난 양의 문제집 풀이 숙제가 있었습니다.  정말 그 정도면 질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러니 대충대충 해치우려 하고, 오답이 쏟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정확하게 10문 제 만 풀게 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분도 수학선생님이시니 알아서 하실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아이는 분명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요즘 외동이 많습니다. 그만큼 한 아이에게 쏟는 기대도 클 것이고, 거기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실감 내지는 분노 비슷한 것을 아이에게 쏟아붓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잘 안 되겠지만, 살짝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인격체이지 부모님의 분신은 아니니까요. 사람에게는 각각의 재능이 있습니다. 공부가 다는 아니거든요.


부족할 것 없는 세상이라지만, 그렇게 넘치는 것들이 다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니 그런 것들이 보이는 거겠지만, 막상 닥치면 그분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란 생각도 해봅니다. 


어쨌든 저는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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