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여름이 나쁘지 않았기를.”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중에 새로운 인연이 찾아왔다. 이번 여름에는 뭐라도 해야지 하고 연락한 아르바이트에 뽑혔다.
누군가와 딱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적당히 지내다 깔끔하게 끝낼 생각을 했다. 더 이상 누군가를 알아가고, 물어보는 일이 귀찮았달까. 다 부질없이 느껴졌고 나에 대해서, 상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으레 누구나 하듯 인사 나누고, 이름과 나이를 묻고, 말을 놓다가 편해졌다. 같이 일했던 사람은 3명. 나보다 2명이 언니었고, 한 명은 나보다 어렸다.
그중에서 제일 맏언니와 같이 일하게 됐다. 이번 여름에 친구보다 더 자주 만난 사람이자 아르바이트 동료. 주 5일 우리는 아침 9시마다 1층으로 내려가 사람들이 반납한 책을 가지고 우리가 일하는 곳인 2층으로 올라왔다.
어떤 날은 두 손이 가벼웠고, 어떤 날은 손으로 역부족이라 책 실고 나를 수 있는 카트를 끌고 책을 가지러 다녔다. 책 각을 맞추는 일을 하거나 책을 찾아다니는 일이 주요 일이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안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다신 없을 아르바이트.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난 두 달. 여름의 반이 그렇게 지나갔다.
자연스레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우리는 연락을 종종 했다. 소소한 연락이 오고 갔고 연락은 끊기지 않고 계속됐다.
더운 여름에 만났던 일이 무색하게 계절이 금방금방 바뀌었다. 불과 몇 달 전 일인데 일 년 전 같달까. 동시에 언니의 생일도 금방 다가왔다. 뭘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다 같이 케이크를 준비했다. 깜짝 이벤트!
걸릴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언니는 내가 가방에서 케이크를 꺼내기 전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케이크를 꺼내 다 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쳤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 언니 생일 축하합니다.”
“소원! 소원 빌어야지!”
“A+ A+!”
“장학금! 장학금!”
각자 언니에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들을 외쳤다. 언니의 올라가는 입꼬리를 보니 같이 기분이 좋아졌달까. 축하를 같이 해줄 때의 분위기, 웃음이 주는 웃음이 즐거웠다.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는 하다 다음 약속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언니의 여름이 나쁘지 않았기를.”
내가 써준 편지에 있던 문장에 언니는 케이크와 함께 SNS에 고맙다는 말과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의 여름은 최고였네요.”
답신을 받은 듯했달까. 일어났을 때 마음 불편하게 갔던 일터가 아니라 다행이었고, 매일매일 봤어도 작은 이야기 하나에 웃을 수 있는 우리라 좋았다. 이번 여름에 우연히 만난 인연에 다가 올 또 다른 인연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