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다.. 분명 방구냄새다.
난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이다.
가장 의심이 가는 건 내 옆자리 아줌마다.
자꾸 팔걸이를 자기 혼자 쓴다.
내 자리를 넘어온다. 툭툭 친다.
한 번만 더 건드리면 전쟁이야 아줌마!

온라인체크인을 까먹고 있다가 늦게 했더니
우리 둘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세상의 끝 공항에 내리는걸
내 눈으로 담고 싶었는데 안 보인다.
눈부시다고 창문을 내려버렸네?
그 아줌마 남편이다.
뒷자리 애기가 계속 시끄럽게 떠든다.
그 부부의 자식이다. 할머니랑 같이 가나보다.
나는 포위당했다.
하지만 난 에어팟을 끼고 있지 덤벼라 ㅎㅎㅎㅎ

두근두근하다.
조금씩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녀..
환한 미소를 띤 다정한 그녀.
아침시간이다.
참나 주스가 없는 항공사는 또 처음이다.
아침엔 그냥 생수지 뭐.
생수에 비스킷으로 대충 아침을 때운다.
맛은 그럭저ㄹ…..
아……. 또 방구다.
아 젠장. 내 앞자리 형제들 중 한 명인가?
들썩거린다 자꾸.
내게 후각이 없다면,
오감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