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게 되는 어느 날 아침, 서서히 더워지는 날씨에 옷장 앞에서 망설인다. 긴 팔을 입기에는 더울 듯하고, 반팔을 입기에는 추울 듯하다. 밖으로 나서면 서서히 올라오는 온도가 느껴진다. 플레이 리스트에는 하나 둘 여름 음악들이 비집고 들어오고 난 조용히 노래를 들으며 에어컨을 튼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게 되는 어느 날 아침, 오랜만에 느껴지는 찬 바람이 선선하게 다가온다.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적당한 추움과 적당한 따뜻함이 공존하는 어느 날의 아침,
가을바람으로부터 온 행복은 그렇게 선선히 입가에 담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게 되는 어느 날 아침, 생각보다 찬 바람에 흠칫 놀란다. 집에서 챙기지 못했던 가벼운 외투가 생각난다.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시하지도 못하는 찬 공기가 느껴져, 적당한 으스댐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게 되는 어느 날 아침,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추위에 밀당을 당한다. 따스한 햇살에 속아 무심코 외출을 했다가, 여전한 밤의 추위에 코를 훌쩍인다. 한 해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이 추위가 끝나야 비로소 진정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무채색의 건조한 나뭇가지에 하나 둘 생기를 되찾아가는 식물들에 덩달아 가슴이 설렌다. 드디어 벚꽃엔딩을 틀어야 되는 계절이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