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은 벌써 눈이 내립니다

1. insomnia

by 하희

새벽 2시 45분.

이른 시간도 아니었지만 잠 들은 시간, 그렇다고 나에게는 이 시간도 늦은 시간도 아니었다.

어제에 이어 이런저런 생각에 어떠한 생각을 머릿속에 묶어둔 것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가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몸은 천근만근 힘들지만 정신머리는 깨어있다.

잠이 들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만큼 깊은 잠에 취해 버리지만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은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과정이다.

누군가 나의 옆에서 어서 잘 자라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도 아니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백 마리… 세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 실수했던 일들을 일부러 생각하지도 않았고, 내일은 오늘 다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어서 하겠다는 다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도대체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누워 눈만 감고 있다.

창문 너머로 신나게 달리는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이 시간까지도 거리를 누비를 몇몇 사람들이 고함지르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바깥의 시끄러운 소리들 때문에 이래서 잠이 오질 않는 것인지,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을 정도로 신경 쓰여

한숨만 푹푹 쉰 채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습관처럼 머리맡에 놓은 휴대폰에서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찾는다.

외부 소리를 차단하려고 이어폰을 찾아 끼고 나만의 좁은 공간에서 시끄러운 음악이든, 조용한 음악이든 한바탕 틀어놓고 눈을 감는다.

음악이 끊기지 않게 무한반복으로 플레이를 해 놓아도 잠이 오지 않고 오히려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홀려 잠들지 않는 새벽은 더 길어지고 있다.

다시 눈을 떴다.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던 거지?

혹시,

모든 것들과의 반대로 이 새벽이 더 길어지기를, 아침이 오기를 거부하는 마음에 잠이 들고 싶지 않은 것이었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