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에는 벌써 눈이 내립니다
2.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평일에는 직장에서 본인이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고도 그것도 모자라 야근까지 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온다. 이런 일을 주 5일 쉽게 밥 먹듯이,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러려니 보낸다. 가끔씩 야근하지 않는 날은 마음 맞는 친구들을 불러내어 저녁식사 겸 술 한 잔 하려 전화를 건다. 이런 나를 알기에 지인이나 친구들은 아무 말 없이 흔쾌히 좋아요, 하고 내가 정한 약속장소로 바로 한 달음에 달려 나오기까지 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서로의 일상생활에서 희로애락이 담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하며 그다음의 계획을 진행하려 한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한참 재미있게 웃고, 또 웃으며 스토리를 끝까지 따라갔다. 결말이 권선징악이던, 열린 결말이던, 해피앤딩 또는 새드엔딩이던 그에 따라 마음과 감정에 여운이 많이 남는 순간이다. 강하게 타오르던 불꽃이 한 번에 꺼지지 않듯이 마지막 영화의 결말이 나의 마음에 기나긴 여운이 남아있는 채로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화 상영 내내 어두웠던 상영관은 이제야 환하게 불이 켜졌고 이내 검은 스크린 위에는 주. 조연 배우 이름들과 특별출연 배우 이름, 단역배우, 스텝, 제작사, 협찬사, 촬영지 등등 끊이지 않고 줄기차게 스크린 전체를 메꾸며 올라간다. 수많은 이름들이 나열되어 올라가는 순간을 지켜보다가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가 일어서려고 하는 순간 생각지 못한 해당 영화 촬영의 비하인드가 비쳤다. 오늘 본 영화의 다음 편을 예견하는 장면이나, 배우들의 흥미진진한 NG 장면들 등 재미있는 장면들이 다시 나오고 있었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한참 미소 짓고 있을 무렵, 상영관이 밝아지고 스크린은 완전히 깜깜해지자 나와 함께 앉아있었던 몇몇 사람들이 이제는 완전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친구들의 이야기나 극장에서의 영화상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