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주택사이

내 어릴 적 스토리의 배경무대

by 지나리

어린 시절,

나는 주로 주택에서 살았었다.

살림살이 팍팍하던 그 시절, 내 기억속 주택의 모습은

다닥 다닥 집들은 붙어 있고 마당은 찾아 볼 수도 없었으며,

한 주택에 여러가구가 살고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가난했던 시절의 골목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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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시절 내 기억속에 숨어 있던 추억들이 요즘들어 스멀스멀 올라 온다.

이 또한 나이듦의 증거인걸까...



골목, 대문, 작더라도 항상 있던 마당,

빨랫줄, 장독간, 처마, 담, 지붕,

그리고... 이웃.


적어도 내 기억속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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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인 내가 그 시절 부러운 곳은 바로 빨랫줄이 널려 있는 공간이다.

빨랫줄은 늘 빨래가 가장 잘 마르는 넓은 곳,

바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있다.

아침에 널어 두면 오후면 바싹 까실하게 말라 있는 마법의 공간.

아파트에서는 거의 맛 볼 수 있는 개운함과,

까실까실함이 있다.


그리고, 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는 내가 부러워하는 하나 더,

바로 장독대를 두는 장독간이다.

여러가지 염장식품들과 저장식품들을 애지중지 모아 두고 싶은 마음이

정말로 든다, 믿기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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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담벼락, 대문 등등은 감성적인 아이템으로 놔두더라도,

주택살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골목과 그 골목을 이루는 이웃!

옆집, 앞집, 뒷집, 빨간지붕집, 하얀벽돌집,

또는 순이네, 영이네, 철이네 등등

내 삶을 이루는 영역은 나의 집만이 아니었다.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사촌"


이라는 말이 있다.

아파트살이가 많아진 요즘은 조금 덜 와 닿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이지만,

그땐 진짜 그랬다.

내 집에 당장 무슨 일이 생기면,

이웃의 영희집 철수집 혹은 노란대문집으로 뛰어가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지금사는 아파트에서는 이웃집과 알고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아이들이 어릴 때 만난 아이들 친구 어머니들이 운좋게 한 아파트 한 동에 살면,

그나마 가까운 이웃이다.

난 그런 이웃이 둘이나 있으니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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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생활이 싫은 건 절대 아니다.

그냥...

오늘 날씨 너무 좋은 날,

주택에 다녀왔더니,

어린 시절 좋지 않은 기억만 가지고 있던 주택살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떠올려 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여,

추억더듬이 조금 해보았다.



요즘... 아무래도 내 마음속 사정이 변하고 있는게 맞는가 보다.


그것이 늙음인지 뻔한 것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내 마음이 느끼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마음이 이끄는대로 만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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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잊을 뻔 했다!!

골목의 생명체 친구들.


오늘도 만났다!

열심히 매일을 살고 있는 일개미군!

너는 4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열심히도 간다.

나태한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

응원할께, 화이팅! ^^



Gina SJ Yi (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