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닿는 감촉이 무엇을 살릴 수 있는가
그날 따라 햇빛이 기분 나쁘게 눈을 부시게 했고,
산들바람이 온몸을 아리게 만들었으며,
낮은 습도임에도 그것이 나를 감싸 무겁게 잡고 늘어졌다.
즐겨 듣던 노래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나의 빈 시간을 채워주던 창작자들의 영상도,
눈물을 흘리게 했던 영화도 떠올리기 싫은 날이었다.
아마 그 하루, 너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결같고 강인한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죽음을 향해 한 걸음 더 걸어갔을지도.
‘온 우주가 날 살리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네가 내 우주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