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해줬을 뿐인데 남자가 떠나는 이유

by ELOIA

연애는 안정됐지만, 나에 대한 그의 관심은 사라졌다.

그는 나를 떠나며 말했다.


넌 참 좋은 여자지만 예전 같은 설렘이 사라져 버렸어.


그가 변한 건 우리가 심하게 싸워서도, 다른 여자가 생겨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게 안정됐다고 느끼던 시점이었다.

왜 남자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내게 욕망을 잃었을까?


여성은 관계를 지키기 위해 이해하고, 맞추고, 자신의 불편함을 삼킨다.

좋은 여자, 어른스러운 연인이 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위해 했던 모든 일이 관계의 온도를 낮춘다.

여성은 혼란스러워진다.

상대를 위해 한 행동들이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문제는 그런 행동이 남성의 욕망이 작동하는 방식과 충돌한다는 데 있다.

남성의 욕망은 안정이 아니라 긴장에서 작동한다.
그러한 욕망은 이미 가진 대상이 아니라 아직 완전히 소유되지 않은 대상을 향한다.



여자가 예측 가능해지고, 감정이 모두 읽히며 '절대 떠나지 않을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

남성의 욕망은 더 이상 움직일 방향성을 상실한다.

(물론 모든 남성이 동일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글은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보편적인 남성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흔히 이런 반문이 따라온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표면적으로는 같은 현상처럼 보이나 남성과 여성의 작동방식은 분명 다르다.



여성이 욕망을 잃을 때는 남자가 자신의 존재감을 잃었을 때고,
남성이 욕망을 잃을 때는 여자가 이미 정복되었다고 느낄 때다.

('잘해주는 남성에게 마음이 식는 여성'에 대한 글도 곧 쓸 예정이다.)


남성의 열정이 사라진 이유가 단순히 당신이 '편한 여자'라서가 아니다.
'편하기만 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편안함은 관계를 유지시키지만 욕망을 지속시키지는 않는다.
욕망은 늘 거리 두기와 미지의 영역을 남겨둘 때 지속된다.



욕망이 거리 두기에서 생긴다는 사실은,

관계 안에서 상대와 거리를 두는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관계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라는 말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나’를 회복하라는 이야기다.

- 항상 이해해주지 말 것(나의 욕망도 상대에게 주장할 것)

- 감정을 즉시 정리해주지 말 것

- 관계 안에서도 나만의 세계를 가질 것

- 사랑보다 나를 중심에 둘 것


이것은 상대를 애태우고 밀당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중심 안에 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다.

(본질적으로 남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대상은 새로운 여성과 미지의 여성이다. 관계 안에서 이러한 행동들은 관계를 유지시키면서도 상대로 하여금 욕망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만든다.)



욕망은 독립적인 존재에게 끌린다.

여기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얼마나 나 자신을 지우고 있는가?

남자는 편한 여자를 떠난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여자를 떠난 것뿐이다.



당신이 상대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상대에게 더 잘해주려는 노력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진정한 나로 살아갈 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관계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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