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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Dec 05. 2024

적고 지우고


 다시 만나도 괜찮은 걸까, 과연.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싶어서 아직도 못 들어가 봤어. 1을 남겨두고 온 거야. 너한테 좋다고 말한 향수 냄새 네 목 근처에서 진하게 날 때 사랑스러웠는데. 무책임한 말 주워 담기에는 이미 늦은 걸까 봐. 정 떼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 했어. 너보다도 먼저 연락할까 수십 번 고민했어. 난 이제야 조금 앞이 보여. 모서리에 부딪혀 멍들지 않길. 손 건조하지 않게 핸드크림 잘 바르고. 너무 늦게 끼니 챙기지 마. 뒤척이지 않고 잠에 들기를. 잘 지내야 해.


적고 지웠어. 두 달 걸렸다, 결심까지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 답장을 너로 남겨뒀었다.

미안해. 뒤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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