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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번들 May 10. 2022

나무는 혼자 춤을 출 수 없다

Dear Life

  나무는 혼자 춤을 출 수 없다. 그러나 바람과 함께라면 가능하다.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바람에 몸을 맡기면 된다. 나무는 바람과 태어날 때부터 운명처럼 만난 친구다. 함께 동고동락을 해왔기에 서로에 믿음이 있다. 나무는 바람을 바람은 나무를 믿고 의지한다. 한때 바람이 오지 않으면 나무는 외롭고 쓸쓸하다. 바람은 나무가 없는 공간을 의미 없이 지나갈 때 공허해진다. 둘은 그렇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나무는 자신을 자라게 하고 꽃 피우게 하며 춤추게 하는 바람이 있어야 산다. 나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중학교 때까지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아이가 있었다. 발랄하고 즐겁게 지내야 할 시절 혹독한 역경을 경험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친구가 없었고 늘 혼자였다. 학교에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부모님은 사정도 모르고 학교에 다니지 않으려면 집을 나가라고 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난 나머지 집을 뛰쳐나왔다. 이 세상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한 사실이 너무 슬프고 두려웠다. 어느 글쓰기 대회에서 자신이 쓴 시가 입상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자신을 인정해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혼자서는 더 크게 자랄 수도 춤을 출 수도 없다. 사람은 함께 춤을 추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아무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은 그러한 존재가 있을 때 비로소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      


  바람처럼 함께 춤을 추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세상은 아름답게 보인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고 시를 쓰는 능력도 꽃피울 수 있다. 부모님이 못하면 누군가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굳게 서서 넓은 품을 가지 나무로 자라나려면, 누군가가 그와 함께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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