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당신은 마음이 흔들릴 때 어디를 가시나요?

by 박갑식

https://youtu.be/rIPfbgZKdDg? si=dExvzLyA2 V95 vTt6


여러분들에게

좀 더 쉽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서 하는 작업들이 힘들지만....

원고-촬영-편집 - 업로드까지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합니다.


박갑식의 영화인문학이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좀 더 좋은 콘텐츠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박갑식의 영화인문학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들은 유튜브 촬영을 위한 원고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비가 내릴 때 솔직해집니다.

우리가 숨기고 있던 감정들은 어쩐지

빗소리 속에서 더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늘은, 그런 빗속에서 조용히 서로를 발견한

두 사람의 이야기.

말로 다 하지 못했기에 더 깊어진 감정의 영화,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을 함께 펼쳐보겠습니다.”


“잠시 쉬고 싶은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오늘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감정이 있으신가요?
잠시만 마음을 내려놓고, 조용히 화면 속으로 걸어 들어오세요.


신카이 마코토감독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이며
섬세한 감정 표현,

아름다운 배경 작화,
인간관계의 거리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대표작으로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
“빛과 풍경”을 통해 감정을 그리는 연출로 유명합니다.


신카이 감독이 비와 신발이라는 두 가지 모티프를 통해 각자의 성장과 치유를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 제작 배경

신카이 감독은 정원 묘사에 3개월 이상을 투자

실제 신주쿠 교엔에서 비를 녹음하고,

물방울의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영화의 비 표현 방식은 실제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유키노는 이후 〈너의 이름은〉에서도 재등장하며, 세계관이 이어집니다.


원래 20분 애니메이션으로 계획했으나

만엽집과 시적 구조가 포함되면서 45분 작품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감독은 왜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을까?

신카이 마코토는 여러 인터뷰에서
〈언어의 정원〉은 자신의 개인적 감정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누군가의 존재만으로도 치유되는 순간이 있다. 그 마음을 그리고 싶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1.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
신카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이 되지 않은 감정들이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바로 사람을 움직인다.”

2.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치유하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
유키노의 트라우마는 매우 현실적이고 섬세합니다.
직장 내 왕따, 사회적 압박, 불안 장애.
그리고

타카오는 자기감정조차 정리하지 못하는 사춘기입니다.

3."비속의 고독을 그리고 싶었다"
신카이는 비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는 “비가 내릴 때 사람은 혼자가 된다”라고 말합니다. 정원은 빗속에 조용히 고립된 공간이며

두 사람은 그곳에서만 자신이 됩니다.
감독은 도시와 고독, 빗소리 속의 감정,
그리고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가장 섬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형식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언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말로 표현되지 못한 마음을 뜻합니다.

두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상처, 감정, 고독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언어를 잃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영화는 소통의 어려움, 표현의 미숙함, 감정의 언어 찾기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

‘언어’는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상징합니다.


‘정원’의 의미는?
비를 피해 머무르는 도피처이자 안식처를 상징합니다.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 마음을 숨길 수 있는

심리적 공간, 서로의 감정을 천천히 발견하고 회복해 가는 치유의 공간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정원은 일시적이고 덧없는 공간이기도 하여,

두 사람이 맺는 관계가 섬세하면서도 오래 머물기 어렵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는 ‘사랑’이라는 소재보다
그 사랑이 말이 되지 못해 생기는 떨림,
즉 감정의 원형에 관심이 있었어요.

이 영화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이전,
“좋아한다” 말하기도 어려운
그 미세한 떨림들의 영화입니다.


두 주인공은 “말하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들”

타카오는

신발 장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학교에도, 가족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유키노 선생은

스트레스로 발이 굳어버리고

직장에서 상처받았지만

그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장마가 시작된 도쿄.

고등학생 타카오는 매일 아침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로 가지 않고 조용한 신주쿠 교엔 공원으로 향한다.

그는 신발 장인이 되는 꿈을 품고 있으며,

복잡한 학교 생활보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스케치북에 구두 디자인을 그리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어느 비 오는 아침,

정원 안의 정자에서 타카오는

유키노를 우연히 만난다.

그녀는 아침인데도 술과 초콜릿을 먹고 있었고,

말수도 적으며 어딘가 깊은 상처를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이름도 모른 채

비가 오는 날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다.

마치 약속하지 않아도 극적으로 이어지는 인연처럼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대신 공원에 함께 앉아,

비 냄새를 맡으며,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결핍을 채우는 시간을 보낸다.


타카오는 유키노에게

새로운 구두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조심스레 털어놓고, 유키노는 타카오가 만들어 준 신발을 신는 상상을 하며 조금씩 마음을 되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장마가 끝나고

두 사람도 정원에서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된다.

마음은 점점 커져가는데

현실의 시간은 그들을 잡아당기며 멀어지게 만든다.


이후 타카오는 학교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유키노가 바로 자신의 학교에 근무하던 문학 교사였다는 것!
그녀는 학생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학교에 나오는 것조차 힘들어진 상태였던 것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타카오는 용기를 내 유키노의 아파트를 찾아간다.
마침 집으로 돌아온 유키노와 마주하고
두 사람은 감정을 폭발시키듯
서로에게 숨겨 온 마음을 토해낸다.

타카오는 말한다.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잘못인가요?”
유키노는 흔들리면서도
그가 자신을 구해준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결국,
유키노는 타카오를 ‘아이’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그를 미래로, 꿈으로 보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이별의 순간,
유키노는 타카오에게 말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짧았지만 깊은 인연이었음을 깨닫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가 아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영화는 어린 소년과, 상처받은 어른이
서로를 통해 비로소 ‘걷는 법’을 되찾는
아주 조용하지만 강렬한 성장의 이야기를 남기며 끝납니다.


영화 〈언어의 정원〉에는

일본 고전 시가집 《만엽집》의 구절이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합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 유키노가 읊는 와카가 바로 만엽집에서 가져온 시입니다.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와카는 다음과 같습니다.


“천둥이 조금 울려 하늘이 흐려지고 비가 내려주지 않을까 당신을 붙잡아 둘 수 있게”


이 시는 만엽집 4516번 가사로,

‘비가 와서 그 사람이 돌아가지 못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천둥이 조금 울리고 하늘이 먹구름이 드리우니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너를 이곳에 더 머물게 하고 싶어서...


답가는

천둥이 조금 울려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해도,

당신이 나를 붙잡아 준다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입니다.라는 뜻입니다.


원래 시가 “비가 내려서 너를 붙잡고 싶다”라면, 답가는 그에 대한 “비가 오지 않아도,

네가 원한다면 나는 머물겠다”라는 응답입니다.


즉,

서로의 마음이 완전히 이어지는 애정의 교류를 상징합니다.

이 답가는 영화의 주제인

‘말로 하지 못하는 감정의 언어’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두 사람의 관계와 완벽하게 연결됩니다.

비는 두 사람이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비가 멈추면 관계가 끝날까 두렵습니다.

비를 바라는 것은 서로를 더 알고 싶은 마음입니다.

즉,

고전 와카의 감정이 영화의 감성과 겹쳐진 것입니다.


이 시는 두 주인공의 감정과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영화가 시를 사용한 이유는
비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상징이며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머물러줬으면 하는 마음
일본 고전 문학의 감정 표현을 현대 이야기와 연결했습니다.


즉,

만엽집의 감성이 영화의 테마와 직결되어
영화의 시적 분위기를 강화합니다.


그들은 말로는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서로에게
가만히 내보였습니다.

상처 때문에 언어를 잃은 그녀에게 소년은 다시 맛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손짓이 되었고,

꿈의 무게에 눌려 흔들리던 소년에게

그녀는 다시 걸음을 내딛게 하는 조용한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만엽집의 시처럼,

그녀는 “비가 내려서라도 너를 붙잡아 두고 싶다”라고 속삭였고,

소년은 “비가 내리지 않아도, 네가 원한다면 나는

머물겠다”라고 마음으로 답했습니다.


그 비밀스러운 답가는

둘만의 정원에서 잃어버린 언어를 되찾게 했고, 마침내 서로를 일어서게 했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도,

그들은 더 이상 혼자 비를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비가 그쳐도 서로를 일어서게 한 마음만은, 끝내 그들의 언어가 되어 남았다.”


“우리는 서로의 잃어버린 언어가 되어,

다시 걷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언어를 잃은 누군가에게 작은 정원이 되어 주세요.


“우리는 누구나, 때때로 길을 잃습니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

따뜻한 시선 하나가 우리의 발걸음을 다시 걷게 합니다.


〈언어의 정원〉 속 두 사람처럼

당신의 마음도 언젠가 다시 빛을 찾게 될 겁니다. 여러분 잠시 머뭇거리고 계신가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에요.


오늘의 이야기가

당신에게 작은 위로,

그리고 조용한 용기가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언제나 언어의 정원 속을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영화인문학 강사 박갑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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