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합격!
브런치 작가를 지원한 것이 6월 21일 금요일 오후였다.
아마 한 주를 끝내면서 뭔가는 남겨야 한다(?)는 부랴부랴한 마음으로,
또 한 번 '할일끝까지미루는자'(영어로 Procrastinator)임을 증명해냈다.
자기소개와 경력을 적었다.
경력은 적을 때마다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좋은 건 한때 잘 나갔던 시절이 그리워서,
부끄러운 건 그 뒤로 쓸데없는 신학공부만 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샘플 글은, 내가 책으로 내고 싶은 '미국이야기(가제)'의
여는말(프롤로그)을 첨부했다. 남들은 3편도 낸다는데,
역시나 마지막 순간에 초집중해서 여러 편 써둔 여는말을 뒤져
간단명료한 글로 편집했다.
작가신청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마지막(?) 여유 시간을 투자해서
'작가'로서의 기초를 닦는 일을 하자고 결심한 게 지난 2월이었다.
바쁜 연말연시 손님들 초대가 끝난 이후였다.
그때 브런치 작가란 게 이런 거구나, 간단히 인상만 짚었다.
이미 작가인 분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장안에 난다긴다하는 글쟁이들은 다 모였구나.
내 머릿속의 계획에는,
브런치 작가같이 고귀한 일에 맞갖게
나도 내 나름의 준비로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를 하자.
블로그를 시작해 서평과 맛집, 아이와 갈만한 곳들을
4개월간 꾸준히 올렸다.
책 서평이 40편, 탐방기가 40여편, 총 80편의 글이 쌓였다.
그동안 엄청 길었던 서평도 좀 줄이고
지금 쓰는 것 같이 산문을 시처럼 쓰는 방법도
생각해냈다. 요즘같은 시대에 긴 글은 설 곳이 좁다.
그렇게 해서 방문자도 2천명을 넘겨서
작가신청서에 그외 소셜미디어나 홈페이지 등을
넣는 칸에 남 부끄럽지 않게
블로그 주소를 한 줄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기성작가도 떨어진다는 브런치 고시라
나름 열심히 준비했던 4개월이었다.
그렇게 해서 딱 주말을 지나 월요일이 된 24일에,
'축하합니다!'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역시나 작가는 그저 다독, 다작, 다상량이기에
그간 좋이 다양한 분야의 책 읽어 무식한 머릴 채우고
틈틈이 글 써서 글심이 깨어나게 했던 시간이었다.
지금 내 일상은 위태해서,
자칫하면 백수,
열심히하면 살림남에 육아빠,
꾸준히하면 작가가 될 수도 있는,
그런 매일매일을 지내고 있다.
그간 열심히 알바공고도 보고
과외할까도 생각해보고
'글로소득'을 일으켜보고자
책이며 글도 들이파봤는데
글써서 달에 백만원 벌면 많이 버는 거고
그것도 절반은 강의 덕이라는 게다.
너무나 척박한 한국의 현실..
나참. 결국은 명예다.
명예를 버는 일이다.
그리고 죽어서야나 예술가로 인정받는 일이다.
놓치지 않고 꾸준히만 한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앞으로 브런치는 주1~2회 정도
책으로 묶어 냈으면 하는 주제의 긴글을 쓰고,
블로그에 하던 일들은
네이버 애드포스트 광고수익이 너무 참담해
내 워드프레스 홈페이지(www.evanstonian20.com)에 주3회 이상 쌓으려 한다.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