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심판의 우물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
사대부가의 불길은 하늘까지 번졌다.
역모죄로 포위된 집 안에서,
한 여인이 다섯 살배기 아들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연화(蓮花)
배는 이미 만삭, 품엔 아직 어린 생명이 있었다.
남편은 마지막 순간, 그녀의 손을 붙잡고 속삭였다.
“살 운명이면 살 것이오. 죽을 운명이면 신이 부를 것이오.”
그리고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연화는 불길 속에서 아이를 끌어안고
하늘이 내린 ‘심판의 우물’ 앞에 섰다.
착한 자는 구원을, 악한 자는 벌을 받는다는 하늘의 문.
“하늘이시여.. 부디 우리를..”
그녀는 눈을 감고 몸을 던졌다.
풍덩 ―
물결이 잦아든 순간,
하늘은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