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응원가는 짜장면

공교육 2주 차에 반장선거에 도전장을

by 자유인

시온이는 공교육의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2주째다. 오늘은 반장선거가 있었다. 물론 지난주부터 공지가 있었고 시온이는 자기도 나갈 거라고 했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제각각 너무 다른 특성을 보여서 과연 남편과 나의 이 다채로운 조합에 가끔 놀랄 때도 있다.

첫째는 초4 때던가? 반장 선거 나가보라고 했더니 나가서 덥석 반장이 돼왔다. 한 번 해보더니, 절대! 다시는 반장 같은 건 안 한다고 했다. 조용한 데가 있는 둘째는 당연히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등을 떠밀지 않고서야 먼저 그 자리에 눈길을 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요 녀석 막내는 정말 난데없이 뭐든 다해보겠다고 한다. 반장선거도 당연히 나가야 하고 친구들이 축구를 하면 가서 어느새 뛰고 다음 날에는 자기 축구공을 챙겨가서 신나게 뛰어야 된다.


어제는 막 전학도 왔고 그저 스무 명이 넘는 클래스에 친구 이름만 잘 기억하고 적응해도 되는데 '안될 게 뻔해 보이는' 반장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살짝 염려도 돼 물었다.


"시온아. 내일이 선거인데 친구들 중에 나간다는 애들이 좀 있어?"

"네 축구 잘하는 ##이도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시온이도 나가겠다는 생각은 여전하고?"

"네. 나갈 거예요. 한 번 해보는 거죠."


아이고야!

오늘은 아이를 학교 보내고 서재에서 논문을 쓰면서도 시온이의 반장선거가 어찌 됐나 궁금한 마음이 스치곤 했다.


아이가 집으로 도착하기 5분 전!


나는 어제 만들어 놓은 짜장을 맛나게 먹고선

짜장면이 먹고 싶다던 아들이 떠올라 잔치국수를 조금 삶았다.

급조된 엄마표 짜장면을 만들어서 간식으로 줄 생각이었다.

마침 오늘은 체력소모가 많은 수영 수업이 있는 날이라 딱 맞는 간식이다 싶었다.


아이가 집에 들어오며 짜장냄새를 맡으며

"엄마! 혹시 짜장면?"

그러더니 환하게 웃음을 던진다.

"응 남은 짜장으로 좀 만들어봤지. 맛있나 어서 먹어봐"

"엄마! 역시 엄마는 천재예요! 뭐든 모르는 게 없고 엄마는 뭐든 잘해요! 역시~!!"


시온이는 종종 나에게 정말 진심을 다해 천재라고 칭찬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에서 엄마가 해결하는 갖가지 세상사들이 쉽게 척척 풀린다 싶으니 그리 보이나 보다.


"오늘 반장 선거는 잘했어?"

"네. 나가서 준비한 데로 다 했고요. 반장선거에 10명 나갔는데 저는 2표 받았고요. 부반장에는 4명 나갔는데 6표 받았어요."

"시온아! 너는 정말 대단하다. 우와~~ 정말 끝까지 하려고 한 바를 다 했고 엄마라면 낯설어서 반장이 하고 싶

어도 안 나갔을 텐데 너는 원하는 걸 위해 시도했으니 진짜 대박 멋진 아들이야."


내 얘기에 시온이가 답을 했다.

"선거 끝나고 속상해서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전화기가 학교에 있거든요. 그걸로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 했어요.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내 속마음도 잠시 울컥)


아이의 진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뭔가 응원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전해봤다. 그사이 몇 젓가락을 휘리릭 입속에 감아넣더니 짜장면 한 그릇은 바닥이 드러났다.

시온이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엄마! 1학기는 제가 좀 불리했지만 2학기는 제게 유리할 거예요. 안되더라도 한 번 나가봤으니 저는 더 잘할 수 있을 거고, 아이들이 기발한 멘트를 하던데 오늘은 젓가락을 갖고 와서 부러뜨리며 '똑 부러진 반장'이 되겠다고 한 친구가 됐거든요. 근데 2학기에는 그 친구들 못하니 한 번 도전해 본 제가 당연히 유리해요."


어머나! 이 아들은 다음까지 생각하고 있었구나.

근데 어쩌니? 9월에 우린 별내가 아닌 송파 우리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2학기엔 전학이 기다리고 있어. 미안하게도.


시온이는

"학기초세 반장선거가 있으니 그것까지는 하고 갑시다. 그럼 되죠~ "


'너의 도전은 계속되고 넘어야 할 벽들이 쉽게 사라질 것 같진 않구나. 그래도 굴복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너의 도전을 엄마는 응원, 또 응원해. 오늘 엄마가 준비한 짜장면 한 그릇이 네게 큰 위로가 되었길 바래. '


#반장선거날 #위로의 짜장면 #두렴없는도전자 #최후승자는 바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