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힘

by 이령 박천순

기도는 왜 손을 맞잡고 할까
맞잡은 손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대지와 하늘이 손을 맞잡을 때
풍년이 들고 우주의 피가 돌고
나무도 사자도 노래한다
우리 잡은 손 놓지 않는다면
평화는 우리 것

평화가 사라졌다면
우리 손이 사라진 것
손 없는 사람들이 활보하는 거리를 생각해 보라
뭉툭한 손목으로 서로를 치고

핏발 선 눈으로 골방에 들어가 울지 않을까

추운 겨울, 한 주머니에 꼭 잡은 두 손 넣어본 사람은 안다
온기가 가득한 손
마디마디 평화가 흐른다는 걸

전쟁 속에 있는 나라들
서로서로 손을 잡으면 안 될까
손을 내미는, 지극히 쉽고 단순한 행위

신은 어려운 숙제를 낸 적이 없는데



ㅡ창조문예 2025.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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