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道伴

by 이령 박천순

도반道伴




-시퍼런 바다도 마음이란 게 있제
시도 때도 없이 출렁이는 저것이 마음이 아니고 뭐겠노

집어등 밝히고 오징어 잡던 박씨 뜬금없는 마음 타령이다
하긴 저 바다 온갖 거 품었으니
바람 잘 날 없는 마음일 거다

-살 오른 오징어 내주려면 저 속 우찌 뒤집히지 않겠노
요새는 자 맘이 다 타부렸는동 도통 오징어도 안 내주니더
내 맘이나 자 맘이나 그게 그거제
막막하다는 핑계로 내까지 속내를 쏟아노이 미안도 하니더

이보쇼 박씨,
이번에 만선 하면 바닷속 뒤집는 거 한 번 쉬고
해변에서 찰랑찰랑 바다 발끝이나 쓰다듬어 주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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