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아가, 니가 사는 세상은 어떤곳이니?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다른 사람들과 다를바없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10여년 전, 어느 날.
둘째 녀석 가슴팍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대건아, 뭘한거야? 답답해서 이렇게 이렇게 니 가슴을 친거야?"
아이는 여느때와 같이 묵묵부답이다.
그래...대답을 할 리가 없지. 묻는 나도 답답해서, 이 녀석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시늉이라도 해줄까 하는 기대와 체념 사이 헤매며 툭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다음 날, 아이 뒤를 따라다녔다.
한참을 이것 저것 장난감을 갖고 놀던 아이가 자기 키보다 높은 서랍장 위를 올라갔다.
서랍장 뒤에 공간이 있었던지 그곳에 장난감을 넣었다가, 아니 숨겼다가 꺼내고 또 숨겼다가 다시 꺼내고. 마치 그렇게 꼭 해야만 살 수 있는 것 마냥, 의식같이 반복하는 그 모습.
그런데 그 자세가 참 힘겹다.
서랍장 위에 엎드려 숨긴 장난감을 꺼내려 팔을 쭉 뻗어 꺼내려니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데, 가슴팍에 서랍장 모서리가 쓸린다.
아이 가슴에 시퍼런 멍자국...
내 가슴에도 너를 보며 미안한 마음에, 속상한 마음에, 너무 힘겨운 시간들이 원망스러워 내려친 상처가 있는데...
니가 사는 세상도 참 힘들구나.
엄마가 사는 세상도 참 힘겹단다.
너랑 나랑 사는 세상이 지금 여기있는데 마치 다른공기가 존재하는것처럼 너와 내가 숨쉬는 세상이 다른 것 같아 나는 또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