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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 이야기

탁월한 중금속 해독식품

옛것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특히 어릴 때 먹던 음식들이다.

늦가을이 되면 항상 고향에서 먹었던 도토리묵이 생각난다.

성인이 되어 그 맛이 그리워 도회지에서 또는 유원지 주점에서 그 맛을 찾아보았지만 그 순수한 도토리묵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고향집 주변 뒷산에는 참나무가 지천으로 많았다.

참나무 중에서도 묵 만들기에 좋은 상수리나무였다.

산길을 지날 때마다 가족들이 도토리를 조금씩 주워오면 어느새 커다란 항아리가 가득 차올랐다.


 튼실한 도토리를 고르고 잘 씻어  절구에 대충 빻았다. 그리고 구멍 뚫린 시루에 짚을 깔고 보자기를  후  거칠게 빻은 도토리를 채워 넣었다. 그리고 위에 잘 씻은 지푸라기를 촘촘히 덮고 우물가 한켠에 두었다.  2~3일간 조석으로 우물물을 몇 바가지씩 부어주면 떫은맛의 초콜릿색 물이 바닥으로 흘러나왔다.


그 후에도 몇 번의 정성과 수고로운 단계가 더해져야  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가마솥에서 끓여낸 후 최종적으로 탱글탱글한 순도 일백 프로의 도토리묵이 탄생되었다.



어릴 적 고향집의 묵 만들기는 나의 추억 속에 한 장면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한  두뇌 속 뉴런을 자극할 때마다  그 기억은 생생하게  되살아날 준비가  돼 있음을 느낀다.


지난 늦가을 집 근처 야산공원을 산책할 때였다.  튼실한 도토리들이 산책로변 고랑에 소복이 쌓인 것을 목격했다.

문득 도토리에 얽힌 고향의 추억이 되살아나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다람쥐, 청설모 등 숲 속 친구들에게 약간은 미안함을 가지며 한 움큼 주워서 집에 왔다.


집에 가져와 아내에게 도토리를 모아 묵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말했다.

아내는 시큰둥한 표정만 지었다.

언제 그 많은 양의 재료를 모을 것이며 그것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확신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게다.

 또한 농촌출신인 나와는 달리  아내는 어촌이 고향으로 도토리묵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다고 다.


나의 주요 산책로는 집아래 펼쳐진 호숫가 데크길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난번 야산의  튼실한 도토리가 눈에 밟히어 가끔은 야산공원을 찾아야 했다.

도토리를 한동안 모아놓으니 제법 묵재료가 될 만큼의  수량이 모아졌다.


이제야 아내도 묵 만들기의 현실감을 느꼈는지 도토리 모으기에 뒤늦게 동참했다. 충분한 재료를 확보한 후 도토리묵 만들기에 돌입할 수 있었다.


요즘은 유툽을 통해 쉽게 간편한 제조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나도 그 방법을 활용해 현대식 주방에서 최적화된 도토리묵 만들기를 할 수 있었다.


결과물은  모양과 질감에서  추억 속의  도토리묵에 비하면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어 보였다.

그렇지한 가지  확실한  다른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도토리묵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토리묵의 효능 중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체내의 중금속 제거기능이다.


푸른 엽채소의  엽록소성분과 더불어 도토리의 탄닌성분이 현대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미세먼지등 중금속 제거기능이 탁월하다고 한다. 따라서 추억의 음식 도토리 묵이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음식임을 깨닫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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