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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일출

간절곶  일출

갑진년 청룡의 해, 첫날입니다.

울산 간절곶 등대의 일출맞이가  의미 있었습니다. 날씨로 인하여  붉은 태양의 찬란한 일출은 볼 수 없었지만  환하게 밝아오는 수평선의  여명만으로도 운집군중의  일출맞이 분위기를 고무시키기에 충분  했습니다.


이곳은 우리 땅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수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아왔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많은 인파가 모여 해맞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새해 첫날은 항상 좀 더 새롭고 다르생각됨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 마음속, 관념의  차이 일 뿐인데도 그러합니다.


인간은 이렇게 똑같은 어제, 오늘, 연속선상의 시간일지라도 의미 있게 마디를 나눌  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연, 월 등 세월  나누는  월력의  사용은  인류사의 중요한 지혜 중의 하나로 일컬어집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마디의 시작점에 서게 되면 항상 새로움을 느낍니다.

따라서 정신을 각성할 수 있고 새로운 출발의  추진력을 얻게 됩니다.


이 부분의 민감도는 젊은 층에게 더 크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선남선녀,  연인들이 훨씬 많아 보였지요.

아마도 그들은 역동적인 삶의 계획들을 상기시키고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듯했습니다.

또한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환하고 행복한 표정들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새해첫날 일출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나의 20대 시절, 한해 마지막날밤 일출여행 때가 생각납니다.


심야에 대관령 정상에 도착하여 일출시간을 맞추려고  수시간씩 차박도 하였지요.  어느 해던가 폭설이 내려 둔내령 아래에서 발이 묶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치악산 정상의 일출을 맞이했지요. 고산정상에서 산정을 뚫고 솟아오르던 일출은 색다른 광경으로  각인 돼 있습니다.


젊은 시 항상  새로운  변화의 갈구는  새해맞이에도

영향을 미쳤지요.

 연말 마지막 밤 일출여행에 있어서

열차여행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청량리발 심야열차는 어둠 속 중앙선을 한동안  미끄러지듯  달린 후 영주역에서 숨을 고르게 되었지요. 그리고 영동선에 들어서면 차내는 여전히 심야열차의 취침 분위기였지만 첩첩산중으로 진입할 수 록 점점 고도가 높아짐을 느꼈습니다. 그때마다 둔탁한 고막의 진동을 참아내야 했습니다.


동틀 무렵,  오른쪽 차창밖으로 동해파도의 일렁임이  갑자기 눈에 들어와 선잠의 미몽을 깨우고야 말았습니다.

몇십 분 후 정동진역에 내리면 탁 트인 동해바다의 은은한 여명은 형언할 수 없이 나의 심장을 벅차게  만들었습니다.


백사장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수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물멍도 아닌 듯 새벽바다의 응시는 새로운 차원의 무아지경, 그 자체였습니다.

곧이어 햇귀를 내밀고 붉은 구체가 드러나면 주변의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지요.

이제는 운집군중의 새해일출 관망의 시간에 돌입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긍정의 기운을 느낍니다.

따라서 꿈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떠올리며 포부를 가다듬습니다.

오늘과 같은 새해첫날, 동해바다의 새해 일출맞이 여행항상 의미가 있었지요.

새해일출은  간절한 그대와   꿈과 희망과 포부가 현실로 승화되는 구현체임을 느끼게 하는  빅 이벤트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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