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는 차기 작품에 적용될 디자인, 신기술 등을 담아 대중에게 먼저 공개하는 일종의 청사진입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터쇼를 비롯한 행사장에서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반응을 살핀 뒤 실제 양산차에 적용하거나 혹은 수정을 통해 자사의 미래 계획을 구체화하곤 합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수많은 국제 모터쇼에서 다양한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대중에게 호평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실제 양산차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양산차까지 호평이 이어졌던 현대자동차 다섯 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세대 싼타페는 19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서울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콘셉트카는 각 제조사들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격이 짙은 만큼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실제 양산차들에 적용되기 힘들었고 콘셉트카의 요소들만 실제 양산차에 이어지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1세대 싼타페는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콘셉트카의 디자인 대부분이 실제 양산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당시로써는 꽤 파격적인 행보였습니다. 또한 차명까지 콘셉트카의 이름이 동일하게 적용됐습니다. 콘셉트카의 디자인과 차명이 모두 호평받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호평으로 시작했던 1세대 싼타페는 출시와 동시에 우수산업디자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애도 차지하는 등 국내 SUV 시장에 큰 획을 그으며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호평으로 시작된 싼타페의 역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덕분에 싼타페는 현대자동차 SUV의 최장수 모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축적해온 현대자동차는 2017년 콘셉트카인 FE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수소전기차 양산을 예고했습니다.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콘셉트카인 FE는 ‘Future Eco’의 줄임말로 미래의 핵심 에너지로 손꼽히는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한번 충전으로 800km이 상을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입니다.
주행거리가 내연기관 수준 혹은 그 이상을 뛰어넘는 차량인 만큼 FE는 유기적으로 흐르는듯한 부드러운 면과 램프 디자인 등으로 통해 공력성능 향상을 꾀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특징은 FE의 양산형 모델인 넥쏘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넥쏘는 FE와 마찬가지로 유연하고 부드러운 면으로 외관 디자인을 구성했습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의 패밀리룩인 수평으로 얇게 이어지는 주간주행등과 범퍼 하단부에 자리 잡은 헤드램프,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 등 6년이 지난 현재 적용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패밀리룩을 앞서 담고 있던 차량이기도 합니다.
출시된 지 6년이 지났지만 넥쏘를 보면 동시대 차량들과 다르게 오래된 차량이라는 느낌이 없습니다. 이유는 넥쏘의 디자인 특징과 요소들이 세대교체를 선언한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차종에 속속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미래 디자인을 앞서 적용했고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차 타이틀 획득하며 업계 최초로 1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넥쏘의 활약은 현재까지 진행 중입니다.
팰리세이드는 2018년 부산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당시 콘셉트카의 이름은 HDC-2 그랜드마스터입니다. 그랜드 마스터는 정상에 오른 체스 선수를 의미합니다. 팰리세이드의 콘셉트카에 그랜드마스터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은 현대자동차 디자인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차종 고유한 개성을 강조하면서 차종들이 한데 모이면 동일한 디자인 테마로 묶이는 이른바 ‘현대룩’의 디자인 전략을 사용합니다. 생김새가 다른 말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루고 상대편과 경쟁을 펼치는 체스의 말들과 일맥상통합니다.
지금도 이러한 현대룩 디자인 전략은 동일하게 지속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SUV 라인업의 맏형인 팰리세이드의 콘셉트카는 현대룩 디자인 전략을 착실하게 따라 최정상의 체스 선수를 의미하는 그랜드마스터라는 이름이 사용됐습니다.
또한 그랜드마스터의 디자인은 최종 양산형 모델인 팰리세이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며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콘셉트카의 역동적이면서도 직선을 강조해 무게감을 더한 차체 디자인과 독특한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는 팰리세이드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팰리세이드의 디자인은 2022년 5월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에서도 이어졌으며 디자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져 현재까지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차 콘셉트카인 ‘45’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여러 부품을 조합하는 ‘스타일 셋 프리’개념으로 최초 공개된 콘셉트카인 45는 2019년 당시 45년 전 현대자동차가 처음 생산한 포니의 헤리티지를 담아 개발한 콘셉트카였습니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없앤 간결한 차체 디자인과 현대자동차 최초로 적용된 후드 전체가 한 패널로 구성된 클램쉘 후드, 플러시 타입의 도어 핸들과 현재는 아이오닉 라인업 전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픽셀 라이트 등의 요소들이 더욱 구체화되며 실제 양산 모델까지 이어졌습니다.
또한 아이오닉 5는 콘셉트카의 디자인이 반영된 것뿐만 아니라 '스타일 셋 프리' 개념도 잘 정립한 차량입니다. 실내 V2L을 활용해 다양한 전자 기기를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캠핑 시에도 다양한 전자기기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내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줄 기능미가 더해진 기능들, 널찍한 실내 공간과 현대자동차가 선택사양으로 제공하는 전용 액세서리들을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차량의 활용도를 무궁무진하게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싼은 2019년 미국 LA에서 열린 201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인 비전 T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2019년 출시된 쏘나타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라는 디자인 테마를 선보였습니다. 감각적인 스포티함이라는 뜻의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는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4가지 기본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언어입니다.
세단을 통해서만 선보였던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SUV에 처음 도입한 차량이 바로 비전 T입니다. 비전 T는 차체의 모든 선과 면을 유기적으로 연결했습니다. 여기에 비전 T는 전면부에 엔진이 작동하면 모습을 드러내는 히든 시그니처 램프가 적용돼 무게감을 더 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비전 T의 디자인 요소는 양산형 모델인 투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특히 비전 T에 적용됐던 히든 시그니처 램프는 투싼에서는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로 진화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측면의 경우 오버행을 줄였고 날렵한 측면 캐릭터라인과 펜더의 볼륨감으로 역동성을 더했습니다.
12월 출시된 이번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 테마를 계승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세부 그래픽을 더욱 얇고 각지게 만들었고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는 좌우로 뻗어가는 형상으로 디자인해 차량이 한층 강인하고 넓어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실내는 수평적인 조형 중심의 설계를 통해 넉넉한 공간감과 실용성을 갖췄고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결합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길게 이어진 에어벤트,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 등을 통해 고급스럽고 하이테크 한 실내를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과연 앞으로 현대자동차가 보여줄 콘셉트카들은 양산차에 어떻게 반영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