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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자동차 Apr 11. 2024

수소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에 서다


지난 2월 16일,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사업 설비를 포한한 생산 인력 모두를 인수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인수 소식은 현대차의 미래 에너지원 연구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현대차로 옮기는 이유는 뭘까요? 답은 효율입니다. 기존엔 현대차가 연구 및 개발을, 현대모비스가 생산에 중점을 두는 이원화 구조였다면, 이번 인수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결정을 단일화한 것입니다. 사업이 더욱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더욱 빠르게 하는 것은 물론, 수소연료전지차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판매 확대로 수소 생태계 실현을 가속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열린 CES에서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그룹사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 사업으로 확대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뜻입니다. 현대모비스에 있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현대차로 이전한 것도 이런 큰 그림 안에서 현대차의 역할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준비하는 수소 밸류체인 HTWO를 살펴보면 아주 구체적이면서 방대합니다. 우선 수소를 생산하는 단계에서는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합니다.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 폐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방법, 쓰레기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전기분해 방식은 태양열, 풍력,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합니다. 그린수소로 불리는 이유는 생산 단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극도로 낮췄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안과 보령에 그린 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폐플라스틱으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이 충남 당진에 플라스틱 자원화 공장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2026년 완공되면 연간 13만3000톤의 폐플라스틱으로 2만400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차 18만 대를 1년 간 운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현대로템과 현대건설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생기는 바이오메탄을 수소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합니다. 하루에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 60톤으로 500kg 정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린 수소, 폐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는 모두 자원을 재활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환경친화적인 수소 생산 방식입니다.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의 생산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소는 생산에서 활용까지 모든 단계에서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방안입니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육상과 해상으로 운송됩니다. 특히 해상운송 시,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저장하면 단위 부피당 1.7배 정도의 수소를 더 저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초대형 암모니아 선박 두 척을 올해부터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활용 단계는 현대차의 역할입니다. 넥쏘와 같은 수소연료전지차, 엑시언트 등 수소전기 트럭, 앞으로 출시 예정인 수소 모빌리티 등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이동수단이 있습니다. 또한 현대차는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생산도 담당합니다. 수소만 공급되면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동형 전기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이 밖에도 현대로템이 수소전기 트램 및 고속열차, 전차를 생산하면서 수소를 활용하고 소비합니다. 수소는 전기보다 충전이 빠르고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긴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수소는 대형 이동수단에 유리합니다. 현대차가 엑시언트를 양산한 것도, 현대로템이 수소전기 열차를 개발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여러 이유 중 크게 손꼽히는 것은 친환경성입니다. 수소연료는 연소 과정에서 물과 열만 생성합니다. 화석연료처럼 유해한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등을 전혀 배출하지 않죠. 이를 활용한 현대차 넥쏘는 주행하면서 공기 중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즉 수소연료전지차가 많아질수록 대기질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에너지 자립 차원에서도 중요합니다. 석유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한정된 반면, 수소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도 모든 국가나 지역이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수소의 생산은 에너지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며, 생산량에 따라 수소를 수출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용도의 다양성도 큽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수송용 에너지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과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성이 넓기 때문입니다. 즉 수소는 매우 큰 잠재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구상하는 수소 생태계는 굉장히 방대합니다. 수소가 석유를 대체함은 물론 미래 에너지 생태계의 헤게모니를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2013년 ‘투싼 ix35 수소연료전지차’, 2018년 ‘넥쏘’, 2020년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2023년 ‘유니버스 수소전기 버스’까지 25년 넘게 수소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지금도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있으며 수소 생태계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2035년까지 연간 수소 소비량을 30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한동안 현대차의 수소 관련 소식이 뜸했지만, 현대차는 조용히 수소 사업과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수소 관련 비즈니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할 산업입니다. 현대차는 실용적인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죠.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인류의 생존에 관한 문제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수소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한다면,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인 환경 문제도 그만큼 나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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