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안전성 강화, 핫스탬핑 & 초고장력 강판
4세대에 걸친 진화, 어드밴스드 에어백
2차 사고까지 예방하는 기술, ADAS
자동차에 대한 안전 규정은 해마다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충돌 테스트를 시행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나 ‘차로 유지 보조’와 같은 ‘지능형 안전 기술(ADAS)’의 적용 유무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깐깐하기로 소문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이하 IIHS)의 테스트에서 해마다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2월, IIHS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로 선정했습니다. 아울러 아반떼, i30, 벨로스터, 쏘나타,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8대의 차량에는 ‘톱 세이프티 픽’을 부여했습니다.
여기서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란, 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안전성을 보여준 모델에게만 부여되는 등급으로, 이를 받기 위해선 총 6개의 충돌 안전 테스트를 모두 G(우수) 등급으로 통과해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충돌 안전성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핫스탬핑 공법’과 ‘초고장력 강판’의 역할이 컸습니다.
핫스탬핑 공법은 강판 성형 기법 중 하나로, 고온(900~950℃)으로 가열한 소재를 프레스로 성형한 후 금형 내에서 급랭시키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방식은 기존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3~5배가량 강도를 높일 수 있어, 차량을 지탱하는 B필러와 탑승객 주변 공간에 주로 적용됩니다.
이와 함께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보다 2배 이상 단단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양쪽으로 당기는 힘인 ‘인장강도’와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의 한계인 ‘탄성한계’가 높아, 얇은 두께로도 원하는 강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초고장력 강판은 충돌에 취약한 부분에 주로 적용됩니다.
현대자동차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측면 부분을 보강하는 ‘사이드 아우터 레인프’에 적용된 ‘일체형 사이드 아우터(일체형 핫스탬핑 사이드 아우터 레인프)’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 개의 부품을 결합하여 하나로 만드는 기존의 핫스탬핑 공법과 달리, 일체형 사이드 아우터는 단 한 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더 얇고 가벼우면서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공법은 금형 난이도가 5배 정도 높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금형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현대자동차의 뛰어난 충돌 안전성은 ‘뼈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단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분산하기까지 합니다. 아울러 승객에게 전달되는 충격량이 적어진 만큼, 부상 확률도 낮아졌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에어백 역사는 1992년에 출시된 플래그십 세단 ‘뉴 그랜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뉴 그랜저는 운전석 및 조수석 에어백 그리고 사이드 에어백까지 적용해, 정상의 품격에 걸맞은 최상의 안전성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초기형 에어백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충돌이 감지되는 순간 곧바로 팽창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안전벨트를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에어백이 작동돼, 오히려 탑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에어백 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는 팽창 압력을 기존 대비 30% 줄인 ‘디파워드 에어백’을 채택하였으며, 추후에는 안전벨트의 착용 유무를 감지하고 충격 강도에 따라 전개 시점과 팽창률을 조절하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일명 스마트 에어백)’을 적용하였습니다.
이처럼 세대를 거치며 진화를 거듭해온 에어백은 2015년, 4세대 에어백인 ‘어드밴스드 에어백’에 이르게 됩니다. 현대 제네시스(DH)에 처음으로 적용된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현재 여러 현대자동차 모델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탑승자의 위치와 체격을 상세하게 분석해, 전개 여부와 팽창 압력을 능동적으로 결정합니다. 이로 인해 에어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적은 편이고 보호 효과도 더욱 뛰어나며, 불필요한 에어백 전개로 인한 수리비용 부담도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에어백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최근에는 2차 사고로부터 탑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과 전복사고로 인한 탑승객 이탈 및 부상을 방지하는 ‘루프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루프 에어백은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NHTSA)의 테스트를 통해 유효성을 인정받기까지 했습니다.
얼마 전,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품질 조사 기관인 ‘J.D 파워’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현지명:엘란트라)를 첨단 기술 어워드 신규 자동화 부문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 차’로 선정했습니다. 아반떼에 적용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가 다양한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같은 ‘지능형 안전 기술(ADAS)’는 최근 자동차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IIHS도 물리적 충돌과 ADAS 성능을 종합하여 충돌 테스트 결과를 도출합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ADA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신기술로는 신형 투싼에 적용된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ulti-Collision Brake, 이하 MCB)’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MCB는 2차 사고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의 ADAS는 1차 사고로 인한 피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1차 사고 이후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2차 사고는 대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MCB는 1차 사고가 발생하여 에어백이 전개되었을 때 작동합니다. 만약 에어백이 전개된 상황에서 운전자의 페달 조작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곧바로 긴급 제동 기능을 작동해 2차 충돌을 방지합니다.
실제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2차 충돌 완화 제동의 안전성 평가>에 따르면, MCB가 장착된 차량은 2차 사고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유럽 내 차량 안정성 평가 기관인 유로앤캡(EuroNCAP)은 ‘성인보호 영역 충돌 테스트’에서 MCB 적용 차량에 가산점을 부여할 만큼, MCB 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현대자동차는 강화된 안전 규정을 따라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3세대 플랫폼’도 그중 하나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도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진화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기술이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