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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4일 목요일

by 망고

2학년 생기부 최종 점검과 3학년 교과서 배부를 위해 학교에 갔다. 학교 건물의 절반은 공사 중이라 3학년 교실에서 교과서를 받고 생기부 오탈자를 점검했다. 작년 말에 대부분 과목을 확인해서 그런지 예체능 과목을 빼면 예상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반에 들어오는 애들은 2학년 때 같은 반으로 1년을 함께 지낸 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씩 또는 여러 명이 모여서 교실로 들어설 때면 한참을 봐야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마저도 이름이 아예 기억나지 않고 평소 학교생활 중의 이미지로만 떠오르기도 했다. 하긴 학기 중에도 반 친구들에게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냈는데 크게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다.




1학년 때 친구들과 더 친하다. 2학년 때 넷이 모두 다른 반이었음에도 항상 친구들과 모일 일이 있으면 넷이 모이곤 했다.


편안한 단톡방. 이 친구들과 같이 수다 떨고 함께 놀고 할 때면 내가 그렇게도 부러워하던 다른 '평범한' 동급생들 축에 속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위의 단톡방의 토끼 친구에게 같은 대학 가자고 종종 말하곤 했다. 항상 장난스런 말투로 주고받던 말이었는데 이제는 300일도 안 남은 현실이 되었다. 둘 다 정시파고 희망 과는 다르지만 목표 대학이 같아 자주 얘기하고 그랬었는데. 1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당연히 합격할 거라 생각했다. 그땐 성적이 내신으로 보나 모의고사로 보나 최상위권이었으니까... 이제는 모르겠다. 토끼 친구가 합격하더라도 나는 떨어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가 공부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자꾸 가라앉고 있다는 거. 차라리 파란 감정이 쭉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빨간색과 파란색을 오가던 감정이 지칠 때면 검정으로 변하는데, 그게 파랑보다 더 견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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