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님의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 독서과정감상문 3
- 이전 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 주제를 장악하라.
2. 잠정적 독자를 상정하라.
3. 기승전결을 갖추고, 유도동기를 활용하라.
4. 에피소드로 생동감을 불어넣어라.
5. 이미지를 차용하라
6. 유머를 적절히 구사하라.
7. 은유를 음미하게 하라.
8. 비판하려면 문학적 수사를 동원하라.
9. 인용으로 내용을 보강하라.
10. 각 문체의 특징을 파악하라.
글 쓰기에 진심인 여러분들을 위해 유홍준 님의 글쓰기를 위한 조언 – 책의 내용을 발췌 및 요약하고 저 나름대로의 풀이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유명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참고, 자기만의 시각으로 해석하셔서, 각자의 글쓰기에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유홍준 님의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 마지막 시간이어가겠습니다.
글은 문법에 맞아야 한다. 그러나 언어는 생활 속의 관습이기 때문에 바뀐다. 그래서 문법에 얽매이면 글맛이 사라질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글맛을 내기 위해 구어체를 사용해 볼 수도 있다. 구어체는 글에 생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는 대가인 양 단정적으로 말하였다"의 경우
"자기가 무슨 대가라고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글에 힘이 생긴다. 그렇다고 말하는 투로 쓰라는 것은 아니다.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 p.315
저는 유홍준 님의 조언 가운데 “그렇다고 말하는 투로 쓰라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보통 블로그에 글을 올릴 경우에는 말하는 듯이 쓰는 게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어투는 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책을 쓴다고 가정하면 독자와 내용을 고려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말투를 유지해야 합니다. 특정한 매체에 주기적으로 칼럼 등을 올릴 경우에도 글의 성격과 독자에 따라 어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초보작가의 경우에는 일단 누군가에게 말하는 투로 쓰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쓸 때 구어체를 활용하면 다음과 같이 글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첫째, 딱딱한 표현을 친근하고 생생하게 바꿔 줍니다. 더불어 인물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그는 무척 화가 난 듯 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경우, “보니까 완전 화난 얼굴인데, 한마디도 안 하더라고”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둘째, 상황과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독자가 장면을 상상하기 수월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주저하며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의 경우, “아, 저기요... 하고 한참 뜸 들이더니 겨우 말하더라니까”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는 부주의하게 행동하여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의 경우, “아니, 진짜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막 화를 내면서 선반 위에 있던 물건을 던지는 바람에 누가 경찰에 신고했잖아!”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구어체는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글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독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줍니다. 그렇다고 모든 글에서 구어체를 사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글의 목적과 독자의 성격에 맞춰 적절히 조절해서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그리고, 그러나, 그리하여, 그런데, 아무튼, 하지만'등 접속사 없이 글을 써라. 접속사를 자주 쓰면 글에 맥이 빠지기 십상이다. 글은 문장의 논리로 이어져야 힘을 받는다. 잘 안될 경우, 앞 문장의 핵심적 단어를 이끌어 다음 문장의 주어로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토씨 중 '의'의 용법은 아주 다양하여 이를 잘 활용하면 글이 간명해진다. 특히 글의 길이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 p.315
접속사를 절제하라는 조언이네요. 접속사를 줄이면 문장이 간결해지고, 논리적 연결이 더 강해져 글의 흐름이 매끄럽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는 산책을 갔다”의 경우,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준비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산책을 나섰다”와 같이 "그리고" 대신 다음 행동을 바로 언급, 시간이나 사건의 순서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오늘은 날씨가 좋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분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 조금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산책을 하기로 했다”의 경우, “오늘은 날씨가 좋다. 바람이 많이 불어 망설였지만, 결국 산책을 나섰다”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다. 그리고 디자인도 좋다. 하지만 성능은 부족하다. 그래서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의 경우, “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이 훌륭하다. 다만 성능이 부족해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라는 식으로 표현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앞 문장의 핵심적 단어를 이끌어 다음 문장의 주어로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우선 앞 문장의 단어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방법과, 앞 문장에는 없었던 새로운 단어로 대치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앞 문장의 단어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독서는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 방법은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과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의 경우, 첫 문장의 핵심 단어 "방법"을 다음 문장의 주어로 연결, 독서의 효과를 논리적으로 확장하며 문장이 연결되었습니다.
둘째, 앞 문장에는 없었던 새로운 단어로 대치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독서는 지식을 얻고 사고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습관은 개인의 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의 경우 앞 문장의 "독서"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습관"이라는 단어로 대치하면서 문장을 연결했습니다. “음악은 감정을 전달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을 가진다. 이러한 예술은 언어를 초월하는 소통의 매개체다”의 경우에는 앞 문장의 "음악"에 대한 상위 개념으로 뒤에서는 "예술"이라는 단어를 넣어 두 문장을 연결시켰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문장을 추상화하거나 포괄적으로 정리하는 효과를 줍니다. 똑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맥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글의 깊이와 흐름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글의 길이에 따라 문체도 달라야 하고 구성도 달라야 한다. 짧은 글(200자 원고지 기준 10매 이하)은 문장이 단문으로 이어가야 좋다. 짧은 글에서 긴 문장은 글의 호흡이 늘어지게 한다.
중간 길이의 글(25매 내외)은 문단을 4~5개의 토막으로 나누어야 한다. 이 경우는 중간 제목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긴 글(30매 이상)의 문장은 긴 호흡으로 써야 한다. 문장이 짧거나 단문으로 이어가면 글의 흐름이 튄다. 중간중간 에피소드나 사례, 또는 인용문을 적당히 배치해야 글에 활력이 생긴다.
...(중략)... 글을 쓰다 보면 들어가는 말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과감히 앞에 쓴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면 좋은 글이 된다.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 p.316
글의 길이에 따른 문체와 구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시와 함께 보충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짧은 글 (200자 원고지 10매 이하)
예시: 제품 소개 글, SNS 게시물, 광고 문구
특징: 짧고 간결하게 핵심 정보를 전달해야 하므로 단문과 명확한 어휘 사용이 중요하다.
예: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부드러움, XXX 핸드크림. 단 한 번의 사용으로도 촉촉함이 느껴집니다."
독자는 짧은 글에서 빠르게 정보를 얻으려 하므로, 불필요한 설명은 생략하고 제품의 주요 특징이나 매력을 강조해야 한다.
2. 중간 길이의 글 (25매 내외)
예시: 블로그 글, 칼럼, 뉴스레터
특징: 주제를 4~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중간 제목을 설정하면 독자가 흐름을 따라가기 쉽다.
예: "AI가 바꾸는 미래"라는 블로그 글의 경우, 중간 제목으로 "1. AI의 정의", "2. 현재 활용 사례", "3. 앞으로의 전망", "4. 논란 및 남은 과제" 등을 배치해 논리를 전개하면 좋습니다. 각 문단이 하나의 작은 주제를 다루며, 전체적으로 글이 통일성을 유지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3. 긴 글 (30매 이상)
예시: 연구 논문, 장편 에세이, 심층 보고서
특징: 긴 호흡으로 문장을 구성하며, 중간중간 사례, 에피소드, 인용문 등을 활용해 독자의 흥미를 유지한다.
예: 장편 에세이에서 "제주도 여행기"를 다룬다면, 개인적인 여행 경험, 제주도의 역사적 배경, 추천 장소, 지역 주민과의 에피소드 등을 포함하여 구성합니다. 긴 글에서는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긴장을 유지해야 하며, 서두와 결말에서 주제의식을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이처럼 글의 길이에 따라 문체와 구성이 달라져야 합니다. 어떤 길이의 글이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성된 원고는 반드시 윤문을 거쳐야 한다. 윤문을 할 때는 독자 입장에서 읽어야 한다. 문장이 읽기 편하려면 글 전체에 리듬이 있어야 한다, 독자는 한 문장도 두세 번은 끊어 읽는 것이 보통이니 거기까지 고려해야 한다.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 p.317
글을 쓰는 일은 마치 나만의 상점을 꾸미는 것과 같습니다. 글은 그 공간의 인테리어, 소품, 손님을 맞는 첫인상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소품이라도 먼지가 쌓여 있거나 제자리에 놓이지 않았다면 손님에게 감동을 주기는 어렵겠죠. 윤문은 그 소품을 반짝이게 닦아내고, 가장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과정입니다.
윤문이란 단순히 문장을 고치는 일이 아닙니다. 글의 흐름을 매끄럽게 다듬고, 독자에게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재구성하는 과정이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같은 기본적인 수정도 포함되지만, 그 이상의 작업입니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읽기 쉽게 만들고,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도록 돕는 것이 윤문의 본질입니다.
윤문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그러나 소통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가 쓴 문장이 독자에게 정확히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것,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윤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전달이 매끄럽지 않다면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중심에 두는 것이 초고라면 윤문은 초고를 독자가 읽고 싶은 이야기로 바꿔가는 과정입니다.
15.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점검하라!
글을 쓰기 전에 친구나 동료 등 적당한 대상에게 미리 말로 풀어보면 좋다. 나는 모든 글을 반드시 리허설해보고 쓴다. 나 개인적으로는 설계도를 그리고 나서 시공하는 방법을 쓴다. 글을 다 쓰고 나면 바로 완성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묵혀둔 다음에 다시 읽고 객관적으로 검토한 뒤에 완성시켜라. 글이란 자기 논리가 있기 때문에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서술되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읽어보면 독자의 생리에 따라 걸리는 부분이 드러난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 p.317
유홍준 님과 같은 글쓰기의 대가도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면 손해"라고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미리 읽혀보고 조언을 듣는다고 합니다. 나쁜 평가를 들으면 일단 그 글을 잊어버리고 한참 지나서 새로 쓴다고도 합니다.
사실 글을 다 쓰고 나면, 아! 드디어 끝났구나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그 순간이 바로 시작이에요. 한 번 써놓고 바로 완성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잠시 시간을 두고 글을 묵혀보세요. 하루가 지나든, 몇 시간이 지나든, 그 글을 다시 읽어보는 순간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왜냐하면 위에서 유홍준 님이 지적했듯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자신의 생각과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름을 만들게 돼요. 그래서 쓸 때는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고 느끼기 쉽죠. 하지만 며칠 뒤,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보면 상황이 달라져요. 이 문장이 왜 여기 있지? 이 부분은 왜 이렇게 길지? 이런 식으로 독자가 느낄만한 ‘걸림돌’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예를 들어, 이런 초고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수정 전: "오늘은 재테크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재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건 저축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을 윤문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수정 후: "요즘 같은 시대, 재테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저축입니다. 오늘은 이 기본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떤가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글의 흐름이 더 매끄럽고 독자에게 다가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초고에서는 다소 산만해 보였던 문장이 윤문을 통해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바뀌었습니다.
윤문은 독자뿐 아니라 글쓴이 자신에게도 유익합니다. 글을 다듬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과 메시지가 더 명확해지고, 글쓰기 실력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죠. 매일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윤문은 단순한 글쓰기 기술이 아니라, 글과 자신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글을 다 썼다고 바로 끝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한 걸음 물러서서 다시 읽고 다듬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마지막 한 걸음, 윤문이 당신의 글을 더 빛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자 이제 결론입니다. 글쓰기의 대가 유홍준 님이 제시하는 글쓰기의 결론은 바로 “대중성과 전문성의 조화”입니다.
대중적 글쓰기라고 해서 전문성이 약하면 안 된다. 전문성이 떨어지면 내용이 가벼워 글의 격이 낮아진다.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도 알아듣게 하는 것이 진정한 대중성이다.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쓰는 것이 대중적 글쓰기이다. 그래서 글쓰기의 진정한 프로는 쉽고, 짧고, 간단하게 쓸 줄 안다. 그러나 내용은 내용대로 충실히 갖추어야 한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금까지 유홍준 님의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의 내용을 발췌하고 요약한 후 나름의 해설을 더해 드렸습니다. 유홍준 님은 글을 정리하면서 “풍부하되 한마디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으되 한마디 놓친 게 없다”는 당나라 한유의 말을 인용했는데요. 아! 정말이지 한유가 너무 얄밉습니다. 말이 쉽지 이게 어디 몇 년 쓴다고 될 일인가요^^? 그래도 방법은 없습니다. 계속 쓰는 수밖에 없어요.
오늘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해 보세요.
“토리야! 계속 써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키워드는 어쩌면 “킵고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