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원 로또 청약'으로 분양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당첨 포기 사례가 속출했다. 당첨자 중 청약 고가점자가 많아 정부가 전수 조사에 나서겠단 뜻을 내비치자 '자진 납세'를 한 이들이 늘어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21일 래미안 원펜타스 계약을 마감한 결과 부적격·당첨 포기 등으로 남은 잔여 물량이 50가구로 집계됐다. 특별공급 29가구, 일반공급 21가구다. 이는 전체 일반분양 물량 292가구의 17%에 해당한다. 잔여 가구는 면적 59~137㎡ 전 주택형에서 골고루 발생했다.
래미안 지난달 일반 청약에서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신청, 평균 52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6736만 원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 가장 높았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하면 23억3000만 원이다. 그러나 인근 대장주인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최근 40억 원대에 매매된 것을 감안하면 20억 원가량의 차익이 예상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당첨자 중 만점 통장 보유자는 최소 3명으로 나타났다. 가점 만점이 되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저 당첨 가점도 69점을 기록한 137㎡ B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타입에서 70점을 넘겼다.
서류 검토 결과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당첨을 포기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후분양 단지인 이 아파트 당첨자는 10월 20일까지 잔금 납부와 입주를 마쳐야 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당첨 가점 커트라인이 과도하게 높아 국토부가 전수 조사에 나서겠다고 한 점이 주효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첨자 발표 후 일부 당첨 가구가 편법을 통해 가구원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21일 래미안 원펜타스 등을 포함한 일부 아파트 주택청약과 공급실태 점검을 진행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잔여 물량은 예비 당첨자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통상 부적격 당첨자 등이 나올 것을 대비해 공급물량의 500%를 예비 당첨자로 선정한다.
한편 래미안 원펜타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으로 지어졌으며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초역세권 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