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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3개월 전 : 계산의 시간

12화

by Asurai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실패


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건

성공이 아니다.


실패다.


나는 일부러

그 생각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막연하게 불안한 것보다

차라리 정확하게 두려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실패했을 때를 상상해본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황.


퇴사를 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나도

수입이 없는 상태.


준비했던 것들이

아무 반응 없이 끝나는 상황.


블로그도, 글도,

어떤 시도도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시간.


그럴 때 나는

어떤 상태일까.


아마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할 것이다.


“조금만 더 해보자.”

“아직 시간이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달라진다.


통장 잔고가 줄어들고,

계산했던 시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

생각도 같이 바뀐다.


그때부터는

불안이 아니라 압박이 된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게 맞았을까.”


나는 그 질문을

이미 한 번 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안다.


그 질문이 얼마나

사람을 흔드는지.


그래서 나는

그 상황까지 생각해본다.


만약 모든 게 잘 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디까지 버틸 것인지.

언제 다시 돌아갈 것인지.


그 기준을

미리 정해두려고 한다.


그래야

그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


나는 실패를 피하려는 게 아니다.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다만

그 실패가

나를 무너뜨리지는 않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계산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이 선택이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은 아닌지.


나는 아직

사직서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가장 나쁜 경우까지

생각해본 상태다.


그래서 조금은 덜 두렵다.


완전히 괜찮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모른 채로 뛰어드는 건 아니다.


나는

준비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실패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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