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천천히 서둘러라.”

비영리 마케터를 위한 문장 수업

by 남욘환

마감이 다가오면 시간은 두 배로 빨라진다.
손목시계가 시속 120km로 달리는 것 같다.
머리는 이미 새벽 두 시를 지나 있고,
손끝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해 허둥댄다.


“빨리 끝내야 한다.”
“빨리 보내야 한다.”
“빨리 수정해야 한다.”


그럴수록 생각은 더 꼬이고,
오타는 더 많이 보이고,
기획의 핵심은 어딘가로 흩어진다.


“천천히 서둘러라.” – 아우구스투스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이 말은
마감 직전의 기획자에게 꼭 필요한 균형이다.


‘빠른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흐름을 놓치지 않는 속도’가 중요하다.
서두르더라도, 차분하게.
급해도, 한 번 더 점검하면서.


기획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빠르게 완성하려다 보면
메시지는 거칠고, 핵심은 뭉개진다.

정작 전하고 싶던 이야기는
스스로의 손에 지워져 버리기도 한다.

가끔은 잠깐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줄을 더 쓰는 대신, 한 줄을 지우는 시간.
눈앞의 숫자를 좇는 대신,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는 여유.

마감은 우리를 쫓아오지만

우리가 마감을 쫓을 필요는 없다.
‘천천히 서두르며’
내 기획이 숨쉴 틈을 남겨주는 것,
그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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