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다음 손님은...

by 따심토

눈발이 잦아든 어느 저녁, 바람의 우체국 유리문이 가볍게 흔들렸다.
선미는 말없이 점장을 바라보았다.
이제 더 머물 이유가 없다는 듯, 밝고도 슬픈 미소를 지으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가벼웠다.
점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는 길이 외롭지 않길..."
선미는 마지막으로 우체국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낡은 나무 서랍, 실에 매달린 편지봉투
그리고 편지를 준비하던 자신의 자리.
그 모든 것이 눈부시게 따뜻했다.
문이 열리고 바람이 한 줄기 스며들었다.
선미의 모습은 천천히, 아주 서서히 바람 속으로 흩어졌다.
마지막 순간, 그녀의 입가에는 분명한 안도와 미소가 있었다.
점장은 오래된 찻잔을 들며 작은 숨을 내쉬었다.
“잘 보냈구나...”
그 말과 함께,
우체국 안쪽에서 또렷한 종소리가 ‘딩–’ 하고 울렸다.
점장은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눈이 오는 겨울밤, 떨린 손에 한 봉투를 꼭 쥔 새로운 고객.
“저… 편지를 보내고 싶어요.”
점장은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등 뒤에서 제비바람이 살짝 스쳤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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