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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아래 Jul 10. 2023

강가에서 살았으면 좋겠네

힘듦을 이기는 지혜는 자연입니다

살면서 어려운 일이 없을 수는 없다.

며칠 전 남편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육 개월 만에 실직이 된 것이다.

세상에 자신이 있을 자리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낭패스러울까?

나는 좁은 나의 어깨라도 내어 주고 싶다.

모든 것은 흘러 흘러 최적의 자리 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인생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잔잔하게 흐를 때도 있지만 급류가 형성되기도 하니 그럴 때면 스스로 매몰되지 않도록 마음을 더 단단히 먹어야 한다.


우리는 낙동강 본포교너머 강둑으로 산책을 하기로 했다.

며칠 전 비가 많이 와서인지 강물을 방류하고 있었다. 넓디넓은 강속에는 민물고기도 오손도손 살고 있겠지.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힘없는 생물은 누군가의 먹이가 되겠지.

한참을 물멍 때리다가 남편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예쁜 장소를 물색하고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이 즐겁고 재미있었다

심지어 머리에 꽃까지 꽂아 주며 사진을 찍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남편기질을 존중한다.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까지 산책했다.

경치는 우리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강둑은 경치를 한눈에 보기 좋다. 그만큼 높은 지대이니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살고 싶다. 들짐승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다가 한 밤중이 되면 슬금슬금 나와 자신의 존재성을 드러내겠지?'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시골 마을로 들어가 어느 땅은 과수원으로, 어느 땅은 나무숲으로, 어느 땅은  목장으로 남겨 두면 좋겠다.

경작할 땅과 묵혀놓을 땅을 선정하고 부지런한 남편은 경작을 하고 게으른 나는 정자에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

강둑 위는 자전거만 달릴 수 있다. 간혹 차도 들어오긴 하지만.

밤이 되는 가 싶을 때 강둑에 줄줄이 서 있는 가로등에 한꺼번에 불이 들어와 환희를 느끼게 한다.

마음이 힘들 때는 자연이 주는 위로가 최고다.


자연은 세월을 느끼게 한다.

원시림이 머릿속에 펼쳐지면서 오랜 시간 동안 인내하면서 견딘 시간들을 떠오르게 한다.

강 주위에 무리 지어 떠있는 하루살이, 날파리마저 무단침입자로 봐선 안된다.

살고자 하는 여린 생명들이다.

자연과 곤충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저녁 어스름한 강가에는 각자의 삶에 골몰한 수천의 생명들의 집합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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