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누구나 특별하지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조금 더 특별하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장애'라는 이름이 붙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본질’에 더 가까운 존재들이다. 그 아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인간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성장의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 속에서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에게 추천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았는가.”
인생은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알면서도 우리는 쉽게 잊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작은 선택과 행동’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이 손가락으로 조금씩 점자를 읽기 시작하고, 단어를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과정은 기적 그 자체다. 그러나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반복되는 연습, 천천히 쌓아 올린 노력, 그 속에서 흘린 눈물이 모여 점자를 읽는 기적을 만든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확신하게 된다. 기적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특수교사라는 길을 걸으며 배운 가장 큰 가르침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아이들은 교사의 마음을 거울처럼 비춘다. 내가 불안하고 흔들리면 아이들도 함께 불안해한다. 그러나 내가 고요하고 평온하면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감을 느낀다. 마음을 지키는 일이 단순히 개인의 수양에 그치지 않고,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나의 마음을 더욱 단단히 세워야겠다고 다짐한다. 태풍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집을 지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에게도 안전한 그늘이 되어 줄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늘 ‘언어’를 생각한다. 말은 아이들의 세계를 여는 열쇠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을 닫게 하는 칼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말을 절제하고, 언어를 가볍게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소한 한 마디가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우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안의 규율을 지키고, 말하기 전에 마음속에서 한 번 더 걸러낸다. 그것이 교사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 믿는다.
삶은 늘 고요하지 않다. 특수교사로서의 하루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를 동반한다. 어떤 날은 아이의 문제 행동에 당황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작은 성취 앞에서 함께 기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배운다. 불안은 나를 갉아먹는 가장 큰 적이며, 불평은 결국 나를 파멸로 이끈다는 것을. 아이들이 나에게 보여주는 끈기와 순수한 마음 앞에서 나는 다시금 스스로를 다잡는다.
아이들에게 “네 삶을 기록하라, 네 목소리를 찾아라”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글쓰기를 치열하게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하기 싫어도 손끝을 움직인다. 반복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나를 증명한다.
나는 종종 내 주머니를 들여다본다. 그 안에는 욕심이 아니라 꿈이 들어 있다. 내가 버리지 않는 한, 꿈은 결코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나를 만든다. 가족, 독서, 산책, 운동, 수업, 그리고 글쓰기. 그중에서도 글쓰기는 나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나를 가장 온전히 만나는 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기쁨을 즐기며, 그 안에서 나는 내가 걸어갈 길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