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한 스푼
매주 토요일 오후, 나는 카페 구석 자리를 찾는다. 노트북을 펼치고 커피를 주문하는 그 순간부터 세상이 조금씩 멈춘다. 커피 향이 마치 잉크처럼 공기 중에 스며들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내 심장의 박동과 겹쳐진다. 그 시간만큼은 누구의 교사도, 누군가의 부모도 아닌, 그저 '나'라는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글을 쓰는 일은 내게 혼란을 질서로 바꾸는 의식과도 같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막연했다. '그냥 쓰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뿐이었다. 무엇을 쓸지, 누가 읽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단순한 마음이 내 삶의 방향을 조용히 바꾸어 놓았다. 글을 쓰며 나는 내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부재, 교실의 풍경, 무수한 다짐과 실패들,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의지까지—모든 것이 글 속에 새겨졌다. 그 기록들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쓰는 일은 훈련이다. 운동하듯 글을 쓰고, 식단을 조절하듯 문장을 다듬는다. 생각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된다. 사람들은 흔히 "시작이 반이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안다. 시작이 전부라는 것을. 노트북을 켜기 전에는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첫 문장을 쓰지 않으면, 두 번째 문장도, 완성된 글도 존재하지 않는다.
글을 쓰며 나는 깨달았다. 삶은 완벽한 환경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지금 이 순간의 결심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카페가 시끄러워도, 마음이 흐트러져도, 손가락을 키보드 위에 올려놓는 순간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교사로서의 나 또한 글을 통해 성장한다.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배우고, 나의 말을 되돌아본다. "리더의 한마디가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말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세운다. 가르치는 일은 쓰는 일과 닮았다. 전달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새로 빚어가는 일이다. 교단에서 던진 질문이 돌아와 내 글 속에 녹아들고, 글 속에서 발견한 진실이 다시 교실로 흘러간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후회 속에서도 배움은 있다. 후회한다는 것은 여전히 성장하려는 의지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후회를 기록하기 위해서. 그 기록이 쌓여 언젠가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지도가 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매일 쓰면 작가다."
이 문장 속에는 단순한 자기
최면이 아니라 삶의 진실이 있다. 많이 쓰다 보면 결국 '나'의 언어가 생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문장이 만들어진다. 그 언어가 세상과 맞닿는 순간,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글은 거울이자 빛이다. 삶을 비추고, 때로 왜곡하고, 다시 비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밥'을 먹는다. 살찌는 밥보다, 영혼을 키우는 밥을. 결과는 잠시의 빛이고, 과정이야말로 진짜 인생이라는 것을 배운 길 위에서, 나는 여전히 배우고 가르치며 쓰고 있다.
이제는 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움직이면 길이 생기고, 쓰면 내가 보인다."
그 단순한 진리를 믿으며, 오늘도 나는 한 줄을 쓴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쓰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