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시간, 나는 살아 있음의 전율을 느낀다. 이 전율은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유와 언어가 오가는 이 자리에서만 가능한 쾌락이다. 이 기분이 유독 좋은 이유는 분명하다. 아무것도 부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충만한 순간에는 결핍이 끼어들 틈이 없다.
나는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려 애쓴다. 기분에 휘둘리지 않으려 마음을 단속한다. 무엇이 나인가를 잊지 않기 위해, 깨어 있으려 한다. 욕망을 더하고 또 추구하는 일에는 끝이 없다. 욕망을 채우려 속도를 높이기보다, 하나씩 천천히 만들어가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삶은 고통이다.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흔들린다. 그러나 지금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 감사는 욕망을 지우지 않는다. 다만 욕망의 결을 바꾼다. 더 가지려는 욕망이 아니라, 더 잘 살아가려는 욕망으로.
마음은 비우고, 행복은 채운다. 고통은 마음을 채우려 할 때 생겨난다. 욕망은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지만, 절제되지 않으면 불평을 데리고 온다. 만족과 불만족의 경계는 욕망을 다루는 태도에서 갈린다. 지금의 나에게 적당히 만족하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아름다움은 영원하지 않다. 인생 또한 그렇다. 그러므로 외면보다 내면을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 내면을 가꾼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내가 쓰는 언어를 돌아보고, 나의 태도를 고쳐가는 일이다. 타는 목마름 같은 욕망을 절제하며, 현재에 감사하고, 욕심을 앞세우지 않은 채 때를 기다리는 삶이다.
기쁨이 있기에 슬픔이 있고,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다.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나쁜 일 뒤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온다. 올해 내가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언어와 태도다. 먹는 것에 덜 욕심을 부리고, 술도 한 달에 두세 번으로 줄인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붕이 튼튼한 집에는 비가 새지 않는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 쓸데없는 과욕이 스며들지 않는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행하지 않고, 걸림이 없다면 담담히 행하면 된다.
인생의 물결을 거스르지 않기로 한다. 순리대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내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니까.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크게 튀어 오른다. 실재하지 않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을 산다. 죽을 것처럼 현재를 살아간다.
사랑하는 것들은 언젠가 헤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더 아끼고, 더 진심을 다한다. 바쁘게 살면 놓치는 것이 많다. 강을 건넜다면 뗏목은 내려놓아야 한다. 강을 건너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지, 머리에 이고 다니라고 만든 것은 아니니까.
영원한 것은 없으므로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의 순간들이 모여 삶을 이룬다. 티끌 같은 하루가 결국 우주가 된다.
살아 있는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행복하려고 애쓴다. 그렇기에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혜로운 말은 어렵지 않다. 어리석음은 귀찮음에서 시작된다. 예상하지 못한 일 앞에서 멈추고,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삶은 굳어간다.
버릴 것은 버리고, 바꿀 것은 바꾼다. 욕망을 절제하며 행복을 추구한다. 마음을 비우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닦아간다. 순리대로 살아가며,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