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은 살아있다는 존재야

by 이만희

얘들아

오늘도 감사한 하루가 시작했구나.

선생님은 아침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생각해. 오늘은 어떤 말을 건넬까. 말은 짧을 수 있지만, 그 울림은 생각보다 오래 남거든. 우리는 뭐라고 말했는지는 잊어도, 그때 느꼈던 기분은 잘 안 잊혀. 친절한 말 한마디가 그날 수업보다 오래 남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너희한테, 동료 선생님들한테 친절하게 말하려고 해. 정확한 말보다 중요한 게 있어. 어떤 마음으로 말하느냐야.

오늘도 공부하러 온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잘하든 못하든, 빠르든 느리든 상관없어. 배우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훗날 너희가 기억하는 건 교과서 내용보다 이 교실에서 느꼈던 감정일 거야. 누군가 나를 믿어줬다는 느낌. 따뜻하게 불러주던 목소리 하나. 그게 삶을 버티게 한다는 걸 나도 교사가 되고 나서야 알았어.

꿈은 처음부터 크지 않아. 처음엔 작고 미약해서 스스로도 부끄러울 만큼 조용히 숨 쉬고 있지. 그런데 그 꿈에 의지를 불어넣으면, 언젠가는 선택이 되고 필요가 돼. 마침내 피할 수 없는 필연이 되는 거야. 오늘의 공부는 그 꿈을 키우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자. 속도는 중요하지 않아.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해.

책임감은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야. 피곤하다고 내려놓을 수도, 힘들다고 외면할 수도 없어. 책임감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따라붙거든. 나도 가장으로서, 교사로서, 그리고 나 자신으로서의 책임을 안고 살아. 동시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를 단단히 세우려고 해. 책임은 짐이 아니라 방향이야. 나를 어디로 가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지.

너희도 언젠가는 각자의 이름 앞에 여러 역할을 얻게 될 거야. 그때 오늘의 태도가 너희를 지켜줄 거야. 친절한 말, 성실한 하루,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게 결국 사람을 만들어.

오늘 아침, 우리 다시 시작하자. 조용하지만 분명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친절하게. 그리고 각자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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