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아침에 눈을 뜨고 한참을 고민했다.
러닝을 나가야 할까.
그러나 고민하기 전에 나가야 한다.
일단 나가서 뛰면.
이런 풍경들을 마주할 수 있다.
보문호수인데 러너들이 많았다.
켄싱턴 리조트 조식.
리조트 내부에 애슐리가 있다.
그래서 조식도 애슐리에서 먹는다.
기본적으로 있을 건 다 있고 나쁘지 않다.
리조트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겼다.
켄싱턴 리조트, 오래된 티는 나긴 하지만
뭔가 어릴 때 가족끼리 오는 그런
푸근함이 느껴지는 리조트였다.
스위트룸 한정 또 올 의사도 있다.
드디어 불국사로 향한다.
경주에 오기로 했을 때 무조건 가려한 곳.
어릴 때 갔던 곳이라 꼭 다시 가보고 싶었다.
일단 엄마가 너무 좋아했다.
다보탑 석가탑도 구경하고
참 볼거리가 많은 불국사였다.
어릴 때 기억보다 커서 놀랍기도 했다.
대웅전에서 엄마와 여동생 다 같이 절을 했다.
너무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길을 줬으면 좋겠다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 정도만
적당히 헤매면서 그럼에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공간.
다들 돌을 쌓고 기도를 한 것 같다.
참 귀엽게 느껴진다.
여동생도 돌을 쌓았다.
여동생은 무슨 기도를 했을까.
청동 돼지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고 한다.
세 번 만진 다음에 주머니에 손을 넣으라고
구경하던 아저씨가 말해주셨다.
우리 가족 모두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만지고 주머니에 그 복을 담았다.
불국사에서 나와 석굴암으로 향한다.
불국사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진짜 길이 너무 험해서
버스가 롤러코스터 같았다.
입구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석굴암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그 웅장함에 압도되고 말았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니까
뭔가 더 석굴암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다 돌아보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우리 가족도 생각보다 시간이 없었다.
급히 다시 황리단길로 향했다.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려다 보니
가려고 했던 곳들이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쌈밥집이었다.
황리단길 식당들의 특징이
정갈하고 깔끔하긴 한데
맛은 뭔가 엄청 스탠다드하다.
특별하고 새로운 맛은 없고 거의 아는 맛.
황리단길에 카페가 그렇게 많은데
경주에 있는 동안 제대로 카페를 못 갔다.
심지어 조르바 여기도 20분도 못 앉아있었다.
그만큼 경주에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창밖 풍경이 아름다운 그런 카페였다.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게 경주역으로 향했다.
경주를 떠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 내가 다시 경주를 오게 될까?
경주는 늘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
어릴 때 수학여행으로 많이들 오지만
성인이 돼서는 올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석굴암을 보고 나와 엄마와 여동생과
걸어 나오며 그런 말을 했다.
내가 석굴암을 언제 다시 오게 될까?
내가 거의 10대 때 석굴암을 왔었고
그리고 20년 만에 다시 온 거다.
세상에 가야 할 곳들도 너무 많은데
또 20년 뒤면 석굴암을 다시 오게 될까?
올해 가족끼리 두 번이나 여행을 갔다.
엄마와 여동생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도 큰 즐거움이 되었다.
글쎄 석굴암을 다시 가진 않더라도
앞으로는 무리해서라도
가족들이랑 여행을 자주 가야겠다.
특히 엄마에게 좋은 것을 더 보여주고 싶다.